노무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적 사고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하고, 일부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강대국 중심주의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제60차 유엔총회 고위급 본회의(유엔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21세기 국제질서는 강대국과 약소국, 중견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존하며 함께 이익을 누리는 공동 번영의 질서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을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에 맞서 비상임이사국 증설을 주장해온 중견 국가들의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과거사 반성을 하지 않은 채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을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이 먼저 자신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각별한 성찰과 절제를 해야 하고 이웃나라에 대한 존중과 국제적 합의 창출, 대립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안보리 개혁도 민주성, 책임성, 효율성의 바탕 위에서 도덕적 권위를 증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또 다른 강대국 중심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화합을 촉진하는 개혁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동북아에도 유럽연합(EU)과 같은 질서가 실현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동북아에는 그야말로 새로운 역사가 열리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5일 오후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 참석, 한미관계와 한반도 안보 현안 등에 대해 연설한 뒤 17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뉴욕=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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