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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신축 여성백인회관

입력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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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법률구조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로서 참으로 뜻 깊은 날이었다. 상담소 반세기 시간 가운데 30여 년의 풍상을 함께해 온 ‘여성백인회관’을 역사에 묻고, 새로운 회관 건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구구절절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슴에 안은 사람들이 가정문제를 비롯한 상담을 위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고 또 다양한 사회교육 수강생들과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새로운 배움과 아름다운 나눔을 위해 모여들었던 여성백인회관이었다.

여성백인회관은 본래 목적 사업인 법률구조는 물론 지금처럼 각 복지관이나 대학들이 사회교육을 운영하기 훨씬 전인 1970년대부터 선구적으로 법률강좌를 비롯한 공개강좌나 양성평등과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던 곳이었다.

여성백인회관은 가정의 민주화와 양성평등을 꿈꾸는 이들의 뜻과 정성으로 이루어진 집이었다. 벽돌 한 장에서 상담실 방 한 칸, 강당에 이르기까지 계를 모으거나 바자회를 열거나 적금을 부어 그 정성으로 여성백인회관의 터를 닦고 한 층 한 층을 올렸다.

하지만, 가진 것 없이 오로지 열정 하나로 시작한 사업이어서 자재나 설비 등을 최고의 것으로 선택할 여력까지는 없었다. 이 뜻 깊은 여성백인회관은 30여 년간 소임을 다하였고, 이제 한 세대가 흘러 새로운 회관 건축을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여의도에 10층 규모 건물을 짓겠다고 하니, ‘좋은 일 한다는 곳에서 굳이 그렇게 큰돈 들여 건물을 지어야 하나’라든가 ‘상담소는 돈이 많아서…’와 같은 말들을 종종 듣는다. 아무리 좋은 집을 짓는다고 한들 이것이 한 개인의 재산이 되는 것도 아니고 상담소의 권위나 세를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다.

상담소가 가진 것이 많아서는 더더욱 아니다. 국가로부터 일부 사업비 보조를 받으나 기본적으로 비영리 민간 법률구조기관인 상담소가 가정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앞으로 더욱 유용한 사회적 자산이 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일 따름이다.

어려운 현실에 처한 이들이 쾌적한 곳에서 넉넉한 마음의 위로를 얻어가고, 사회의 기반이 되는 가정이 민주적이고 평등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키워가는 곳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여성백인회관이 21세기를 맞아 만인을 위한 새로운 회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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