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생 비관자살, 20대 직장여성 결혼자금 탕진, 40대 주부 이혼 위기…. 인터넷 도박의 폐해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현금 110억원이 오고 간 해외 도박 사이트를 적발, 베트남에 거주하는 운영자 이모(41)씨 등 한국인 4명에 대해 도박개장 혐의로 인터폴에 지명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또 이 사이트에서 300만원 이상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 포커 등을 해온 의사, 공무원, 간호사, 대학생 등 69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월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서 ‘www.3.gogame.com’ 이란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뒤 스팸메일을 통해 회원들을 모집, 현금을 걸고 도박을 벌이도록 한 혐의다. 이들은 판돈의 10%인 11억원을 딜러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이 사이트는 사이버머니를 사용하는 다른 오락사이트와 달리 회원들이 회사계좌에 현금을 입금하거나 신용카드로 미리 결제한 뒤 도박을 하도록 했다. 이 사이트에 기본금 5만원을 입금한 회원은 1,119명이며 3,000만원 이상 최고 5,500만원까지 입금한 회원도 4명이나 된다.
경찰조사 결과 부산의 모 전문대생은 6월 이 사이트에 빠져 은행대출금 500만원을 잃은 뒤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결혼자금 3,000만원을 탕진한 20대 직장여성도 2명이나 된다. 서울의 주부(42)는 자녀 학비로 모아 놓은 1,100만원을 잃고 이혼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한 회사원(34)은 3개월 동안 5,560만원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이트는 처음에 게임자금 3,000원을 제공해 회원으로 가입시킨 뒤 점점 돈을 더 많이 걸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며 “유사한 도박 사이트가 더 있다는 첩보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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