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들어섰을 때 우리 국민이 많이 걱정했지만 지금 한미관계는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 계신 분들이 ‘노 대통령은 성깔 있는 사람인데 사고를 내지 않을까’라며 걱정했고, 어떤 분은 제가 좀 미워서 “저 사람 사고 낼 것’이라고 했다”면서 “여러분 (지금) 큰 걱정은 안 하시죠”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상호 존중하면서 협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 문제는 낭패 볼 일 없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한 뒤 미군 감축에 대해선 “지나간 일이 됐고 이젠 한국군 감축을 준비하는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때 한 교민이 갑자기“맥아더 동상은요?”라고 큰 소리로 물은 데 대해 노 대통령이 동상 철거 반대입장을 밝히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어렵게 왔는데 누가 굳이 판을 깨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화제로 꺼내서 “여론조사를 보면 ‘대통령이 못 한다’는 말이 많이 있어 걱정이 많은데, 이렇게 해외 동포들이나 국민을 직접 만나면 그렇게 미워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가 터지자 노 대통령은 “좋든 나쁘든 간에 대통령이 잘 하라고 격려해주는 걸로 생각한다”며 “여러분 뵙고 활짝 웃고 나면 마음이 놓여서 대통령 해도 되겠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에 20분 가량 참석, 여러 정상들과 인사했으나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는 노 대통령 외에도 부시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6개국 정상들이 투숙했다. 노 대통령의 방 바로 아래층에 부시 대통령이, 바로 위층에 후진타오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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