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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자가 美정부 핵융합 연구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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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자가 美정부 핵융합 연구 맡아

입력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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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자가 미국 에너지부(DOE)가 600만 달러(약 60억 원)를 지원하는 대형 연구과제의 총괄책임자로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4일 물리학과 장충석(53) 교수가 에너지부의 핵융합 이론과제 총괄 책임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본국의 세계적인 연구소인 리버모아국립연구소를 탈락시키고 장 교수가 구성한 20여 명의 연구팀에 과제를 주었다. 특히 연 200만 달러의 연구비 지원은 통상 규모의 2배나 되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에너지부의 최대 관심사는 플라즈마(수억도의 고온에서 원자의 핵과 전자가 분리돼 이온으로 뒤섞여 있는 상태)를 자기장에 안정적으로 가둘 수 있는 조건을 이론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선

진국들은 미래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키는 연구를 수 십년째 하고 있다. 문제는 플라즈마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반작용이 일어나 자기장에 가두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플라즈마가 유지되는 조건을 찾는 수학 방정식을 풀고 있지만 대형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치밀하게 연구하지 않고는 해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풀 해결사로 등장한 장 교수는 플라즈마 물리학 이론의 대가이다. 그가 제시한 ‘이온 수송 이론’은 미국 플라즈마 핵융합 관련 저서에 수록됐으며 대부분의 자기 핵융합 실험도 이 이론을 근거로 진행될 정도다.

그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캘리포니아공대, 프린스턴대,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버클리국립연구소 등에서 플라즈마 물리학, 응용수학, 전산과학 분야의 전문가 20명을 뽑아 연구팀을 구성했다.

장 교수팀은 앞으로 사용시간을 엄격히 제한해 할당하는 슈퍼 컴퓨터를 수시로 가동해 이 문제를 풀 예정이다. 장 교수의 연구는 내년에 프랑스에서 착공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실제로 가동할 때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ER 프로젝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이 동참하는 초대형 연구 프로젝트로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내의 우수한 젊은 과학자들을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첨단 연구에 동참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국제적인 대형 과제를 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전산과학 분야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1986년 과기원에 들어왔으며 올해 안식년을 뉴욕대 쿠랑수리과학연구소와 프린스턴대 플라즈마연구소에서 연구하며 보내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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