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8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삼팔선’(38세쯤 퇴직), ‘사오정’(45세 정년) 현상이 사실임이 드러난 것이다.
13일 국내 상장기업 615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8.01년으로 집계됐다.
의료정밀업의 평균 근속연수가 3.75년으로 가장 짧았으며 서비스(4.45년) 섬유의복(5.30년) 의약품(6.12년) 유통(6.36년) 금융(7.14년) 건설(8.01년) 등도 고용상황이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외환위기 이후 업계 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거나 임금, 근무시간 등 근로환경이 어려운 편에 속해 근속연수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통신업종 직원들은 평균 근속연수가 12.52년으로 가장 길었고 전기가스업(10.83년) 비금속광물업(10.45년) 종이목재(9.92년) 철강금속(9.64년) 운수장비업(9.63년) 화학업(9.42년) 기계업(9.02년) 등이 고용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업종으로 분류됐다.
업체별로는 포스코가 18.06년으로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길었으며 현대중공업(17.60년) 기업은행(17.50년) 두산인프라코어(17.40년) 한국전력공사(16.90년)도 근속연수가 긴 편이었다. 패션업종 특성상 젊은 직원들의 비중이 높은 한섬은 평균 근속기간이 2.00년에 불과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후 기업들이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돌입하면서 수시로 직원들을 감원하고 있어 고용환경이 불안해졌다”며 “특히, 영업환경이 어렵고 근로환경이 열악한 업종일수록 근속연수가 짧다”고 말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모든 직원들의 근무연수를 더한 뒤 직원 숫자로 나눈 단순 수치인 만큼,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다고는 할 수 없다. 대부분 기업이 신입직원 등 하급직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피라미드형 구조라는 사실, 회사를 옮겨 다니는 이직자 규모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현실 등이 감안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한금융지주(1.90년) ㈜LG(1.47년) 한국금융지주(0.70년) 등 최근에 법인이 설립돼 해당 회사에서의 근속연수가 짧을 수 밖에 없는 경우 등을 고려하면 실제 상장사 평균 근속연수는 다소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여러 사정을 감안한다 해도 평균 근속연수가 8년이면 대다수 직원들의 실제 근무기간은 16년에 못 미칠 것”이라며 “다시 말해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대졸 남자직원 평균 취업 연령인 만 26세에 취업할 경우 직장에서 만 40세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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