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후보 인기도 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고건 전 총리가 최근 자신을 지지하는 모임의 ‘오버’ 때문에 곤혹스럽다.
고 전 총리는 여전히 정치일선과 거리를 두며 신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지자 모임인 ‘고사모 우민회’(www.gohkun.com 약칭 우민회)의 주변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우민회가 전국적 조직망 결성을 선언하자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잡음이 일고 있는 것.
우민회 지도부인 중앙운영위에는 조직 인선과 관련한 비리 제보와 모함성 투서 등이 잇따르고 있고, 고 전 총리에게도 시골의 한 주민이 “전혀 자격이 없는 사람이 우민회의 지역 조직책으로 선정됐다”는 항의성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앙 간부를 사칭하면서 지역책을 맡길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지역 조직책 행세를 하면서 정치활동을 하거나, 우민회 이름을 사용하는 유사단체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우민회 지도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봉사활동 외 다른 목적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을 고발해 달라”는 글을 띄우는 등 자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달만에 1,000여명이 늘어나 4,0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정석 우민회 조직팀장은 “전국 조직화 선언이후 일부 검증이 되지 않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등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일단 조직체계를 갖춰놓은 뒤 문제 인사들을 걸러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우민회의 내부 운영에는 일절 관여치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뒷말이 자꾸 나오는 것을 직접 나서 제어할 수도, 그냥 놔둘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우민회가 출범 당시 밝힌 것처럼 정치조직이 아닌 순수한 봉사단체가 됐으면 한다”며 “고 전 총리가 직접 운영 또는 관여하는 모임이 아니므로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정치 조직화하는 등 불필요한 파장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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