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간부 출신 경찰관들의 근속승진 확대를 주장하는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결성으로 경찰대 폐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고위 관계자와 무궁화클럽 전경수 회장 사이에 이 문제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13일 전씨와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12일 경찰 수뇌부 3~4명이 전씨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조직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근속승진 확대와 경찰대 폐지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전씨는 “무궁화클럽은 나 같은 민간인이 주도해 출범했고 현직 경찰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뿐”이라고 거부했다.
경찰 측은 “능력 없는 어중이 떠중이 모두를 승진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근속승진 확대 문제가 어려운 과제임을 호소했으나 전씨는 “경찰관들이 하루 200~300명씩 무궁화클럽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며 “공론화가 된 만큼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 측은 “무궁화클럽 가입자 명단을 내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지만 전씨는 이를 거부하면서 “현직 경찰관들에 대해 (무궁화클럽 가입을 이유로)징계를 내린다면 비간부 출신들이 들고 일어나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규식 의원은 이날 “경찰대를 없애자는 내용의 ‘경찰대 설치법 폐지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때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측은 “경찰 간부가 경찰대 출신자로 대부분 충당돼 조직의 유연성을 해치고 조직 내 갈등과 사기저하를 가져오고 있다”며 “특히 경찰대 출신의 경위 임용, 병역특혜, 경찰대와 비간부 경찰의 이원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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