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소주, 위스키 등 ‘독한 술’ 소비량이 세계 4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로 인한 경제ㆍ사회적 비용은 2003년 한 해 동안 16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우리나라 성인중 300만명이 각종 도박에 중독돼 사회적 비용이 연간 1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근호 홍익대 교수는 13일 한국조세연구원 주최로 열린 ‘주세율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한국인의 1인당 소주와 위스키 등 고도ㆍ증류주 소비량은 2002년 기준 4.5ℓ로 러시아(6.5ℓ), 라트비아(5.6ℓ), 루마니아(4.7ℓ)에 이어 세계 4위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는 2003년에 1인당 68병의 소주와 248병의 맥주를 소비했다. 1인당 순(純) 알코올 소비량은 2003년 기준 6.7ℓ로 10ℓ이상을 소비하는 독일, 프랑스보다는 낮고 6.6ℓ 수준인 미국, 일본과 비슷했다.
1986년 20.6%였던 여성의 음주비율은 2003년 49.0%로 17년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의 비율은 1986년 48.3%에서 2003년 64.3%로 증가했다. 특히 2001년 32.3%에 불과했던 12∼19세 청소년 음주비율도 2003년에 55%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의 11%, 교통사고 사망ㆍ부상의 15%는 음주상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산업장 사고의 20∼25%는 음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음주로 인한 경제ㆍ사회적 비용은 2003년 국내총생산(GDP)의 2.35%인 16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의 절대 음주량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데도 음주로 인한 피해가 큰 것은 고도주인 소주 중심의 소비 때문”이라며 “생수 가격(1,100원) 수준에서 팔리고 있는 소주에 붙는 주세율을 현행 72%에서 150%로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 김상겸 연구위원이 14일로 예정된 관련 공청회를 앞두고 미리 공개한 ‘특소세 개편방안’에 따르면 경마 복권 카지노 등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는 전체 성인인구의 9.3%인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캐나다(2.6%) 호주(2.1%) 등 서구 선진국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도박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연간 10조원으로 추정됐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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