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신흥 경제권 ‘친디아(Chindia)’의 한 축으로 떠오른 인도는 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다. 싼 값에 활용할 수 있는 고숙련 노동력도 매력이지만, 11억 인구의 어마어마한 구매 파워는 놓치기 아까운 ‘떡’이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인도는 4,000억 달러의 구매력을 지닌 세계 제4위 소비시장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최신호(19일자)에서 인도에서의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성공적인 인도정착에 대한 ‘찬사’인 셈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인도가 1991년 시장을 개방한 이후 한국은 140억 달러 이상을 투자, 외국 투자 순위 정상을 지키고 있다. LG전자가 진출 7년 만에 가전 분야를 석권하며 현지에선 한국 기업들이 ‘가전’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뉴스위크는 인도로 가는 길을 성공적으로 연 한국 기업들의 비결로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분석했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인도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부터 외국의 경쟁사들과는 달랐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아니라 ‘인도’ 기업으로 변신, ‘완벽한 현지화,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공략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98년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인도만을 위한 신모델 ‘산트로’를 내놓았다. 단종 모델을 처분하거나 기존 모델을 인도에 끼워 맞춘 토요타 등 경쟁사들과는 정반대의 전략이었다.
인도보다 잘 사는 나라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기를 죽이기 보다는 인도인들의 자존심을 살리며 공감을 사는데 주력한 것도 또 다른 성공 요인이다.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타깃은 소수의 특권 엘리트 계층이 아니었다. 4,000만 가구에 달하는 중산층이다.
총 120억 달러가 투입될 포스코의 제철소 건설 등 인도를 향한 한국 기업들의 구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도는 거대 시장이자 수출기지이고,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견제도 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유럽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반세계화 단체들의 반발도 커지는 등 인도 시장에서 한국의 독주는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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