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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대참사 "모두에게 돌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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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대참사 "모두에게 돌 던져라"

입력
2005.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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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대재앙을 몰고 온지 2주일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특집기사를 통해 참사를 키운 ‘인간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결론은 위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아래로는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대재앙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가적 위기에 대처하는 공적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무너져 내렸다는 얘기다.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11일자)에서 연방 및 지방 정부간 위기행정 연락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카트리나와 같은 전례없는 상황일수록 지휘체계의 불확실성이 증폭돼 혼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타임은 구체적으로 관련자 4명의 인물을 하나하나 지목해 가며 행정의 실패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내긴 시장은 카트리나 상륙이 채 48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강제소개령을 내리지 않았다. 호텔이나 다른 사업의 폐쇄로 생길 손해를 우려해 막판까지 주저했다는 것이다.

상륙 전날 강제 소개를 지시했을 때엔 이미 수백대의 버스가 접근 불가능 지역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1일 연방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하지 못하다가 다음 날에야 4만 명의 군대와 음식, 통신 시스템 등을 필요사항으로 특정했다. 요청만 하면 연방 정부가 다 해줄 것으로 과신한 것도 블랑코 주지사의 패착이다.

늑장을 부리는 데에는 결국 교체된 마이클 브라운 재난관리청(FEMA) 청장도 만만치 않았다. 5일 뉴올리언스에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FEMA는 애틀란타에 다른 주로부터 지원받은 600명의 소방관을 모아놓고 직장 내에서의 기회 균등, 성적 희롱 등 한가로운 주제를 놓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브라운 청장은 또 상륙 5시간이 지나도록 1,000여명의 연방직원 파견을 주저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언론이 상황의 심각성을 과장한다고 불만을 터트리다 컨벤션 센터에 이재민이 대거 몰려 지옥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음을 TV를 보고 알 정도였다. 부시 대통령에 대해선 9ㆍ11 테러 이후 성공했던 정부에 대한 통제와 장악력이 이번엔 실종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도처에서 확인된 공직자들의 실기와 무능이 뉴올리언스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 갔다고 지적했다.

자연재해에 압도당한 지방 공무원들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방 공무원들은 법적 문제나 조달 문제 등에 신경을 쓰면서 신속하고 상당한 지원을 기대했던 지방 공무원의 기대를 저버렸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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