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한PB의 재테크산책] 아파트 명품 빗나간 기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한PB의 재테크산책] 아파트 명품 빗나간 기준

입력
2005.09.12 00:00
0 0

‘명품 주택’이란 무엇인가.

고대 로마제국의 건축기술을 종합 정리한 ‘건축론’에 따르면 주택에서의 명품이란 견고함 편리함 아름다움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의 순기능인 편리성 견고함 아름다움 등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 위치하면서 교육여건이 좋아야 하고, 재건축에 따른 재산가치가 있어야 명품으로 인정 받는다 .

명품은 원래 가격의 높고 낮음으로 판정하는 게 아니라,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만든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위대한 건축물이지만 개인 한 사람의 내세를 위한 것으로 어리석은 권력 과시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로마제국의 콜로세움, 아피아가도, 마루켈루스 극장, 카라칼라 목욕탕 등은 현세사람을 위한 실용적인 건축물이었다. 이에 따라 실용성과 견고함은 물론, 아름다움까지 지닌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명품으로 인정 받으려면 단순히 아름답거나 호화롭기보다는 사람이 사용하기에 편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로지 값비싼 아파트만 대접을 받고 있다. 공급 초기에는 일반 주택에 비해 싸고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아파트를 선호했지만, 지금은 투기상품으로 전락한 게 현실이다.

한강주변 아파트는 주택으로서의 조건과는 무관하게 무조건 가격이 치솟고 있다. 또 브랜드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교육여건이 좋아야 하고, 재건축에 따른 재산가치가 있어야 투자할 맘이 생긴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돼야 비로소 명품의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이다.

그러나 주거의 편리성보다 브랜드와 가격만 앞세운 아파트 명품 열풍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가 명품으로 불려지려면 사람이 살기에 쾌적하고 편리해야 하며 실용적이어야 한다. 튼튼하게 짓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을 고를 때 브랜드 착시현상을 일으키면 곤란하다. 로마제국의 가도(街道)를 정비한 프론티누스가 “그리스의 미술품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일상 생활에는 전혀 쓸모가 없다”고 일갈 한 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 kojuns@shinhan.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