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의 윤곽이 드러난 12일 자정무렵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의 명암은 뚜렷이 엇갈렸다.
고이즈미 총리는 11일 밤 자민당 선거본부에서 NHK 등 각 방송사와 기자회견을 갖고 “4년 5개월간 총리 재임기간 동안 개혁 추진에 대해 국민이 지지를 보내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나 “임기인 내년 9월까지 개혁 추진을 위해 전력을 다한 후 물러나겠다”고 말해 일각에서 재기된 임기연장론을 부인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낡은 자민당은 깨졌고, 새로운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판단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오카다 민주당 대표는 침울한 표정으로“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는“고이즈미 총리쪽이 ‘더 알기 쉬웠다’”면서 “출산율 저하 등 우리의 시대인식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메시지의 열세를 패인으로 꼽았다.
2003년 총선 때 약진했던 민주당은 지금 초상집 분위기다. 곧 당권경쟁도 시작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고이즈미 총리의 도박은 대대적인 정계개편을 부르게 됐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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