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9일 저녁(현지 시간)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장에서 서재명 주 멕시코 북한대사와 조우해 잠시 환담했다. 한국 대통령의 해외 방문 행사에 북한 대사가 참석해 인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만찬이 끝난 뒤 노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는 과정에 서 대사가 다가 와 “주멕시코 북한대사 서재명입니다”라고 인사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만찬이 예정보다 일찍 끝나자 노 대통령이 곧바로 나오지 않고 헤드테이블 주변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인사하던 중 서 대사가 다가왔다”며 “대통령과 북한 대사가 인사를 나눈 시간은 2∼3분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서 대사는 노 대통령에 이어 권양숙 여사에게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노 대통령은 서 대사와 악수한 뒤 “(서 대사가)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한국상품 전시회에도 어제 오셨다는데 나도 그곳에 갈 예정입니다. 남북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서 대사는 주멕시코 한국 대사인 조규형 대사를 거명하면서 “조 대사와도 자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청와대측은 “통상 외국의 국가 원수를 초청한 국가의 대통령은 자신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외국 사절들을 초청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에 따라 서 대사가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멕시코시티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상품 전시회장을 방문해 삼성, LG, 대우전자, 팬택 등의 제품을 둘러봤다.
노 대통령은 전시회장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회장단을 접견하고 “해외에 나가 계신 분들이 한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하면 큰 힘이 된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마리오 바스케스 멕시코 IOC 위원과 레이날도 곤살레스 쿠바 IOC 위원 등을 접견했으나 IOC 내부의 논란을 우려해 2014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지원을 직접 당부하지는 않았다.
멕시코 방문 일정을 마친 노 대통령은 11일 멕시코시티를 출발, 두번 째 중미 순방국인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멕시코시티ㆍ산호세=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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