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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美재난관리청장 사실상 해임/ '미숙한 구호' 인정… 책임공방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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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美재난관리청장 사실상 해임/ '미숙한 구호' 인정… 책임공방 거세질 듯

입력
200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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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늑장 대응, 피해를 키운 장본인으로 비난을 받아온 마이클 브라운 미 연방 재난관리청(FEMA) 청장이 사실상 구호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미숙한 위기 대처를 간접 시인한 것일 뿐 아니라 앞으로 거세질 책임 공방의 첫 단계로도 해석된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장관은 9일 카트리나 구호 책임자를 브라운 FEMA 청장에서 타드 알렌 부(副) 해안경비대장으로 교체하고 한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청장 직은 유지하고 있으나 사실상 경질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워싱턴으로 소환된 그가 FEMA를 떠나는 것도 시간 문제이다. 부시 대통령은 일주일 전 재해 지역 방문 때만 해도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다”고 브라운 청장의 등을 두드리며 신임을 나타냈다.

브라운에 대한 비판은 실은 부시에게 칼날을 겨눈 것이나 다름 없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FEMA가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부시 대통령에게서 찾았다. 9ㆍ11 이후 테러 예방 위주로 FEMA 조직을 재편성하면서 재해 관리가 뒷전으로 물러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실책은 정실인사와 논공행상식 자리 배분이었다. 우선 브라운 청장이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시 재난비상국 보좌관이었다는 등 이력부터 거짓으로 들통났다. 브라운 청장을 포함해 패트릭 로드 수석보좌관, 브룩스 알츠슐러 부보좌관 등 FEMA의 톱3는 모두 부시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이들이다. 더욱이 이들은 재난 관리 경험이 전혀 없다. 또 다른 고위직 2명도 방재업무와 무관한 공화당원 주ㆍ연방 관리 출신으로 채워져 FEMA는 선거 공신들의 복마전이 됐다.

부시 대통령은 비판 여론에 무릎을 꿇고 보기 드물게 브라운 FEMA 청장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번 무너진 국민의 신뢰는 회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8~9일 뉴스위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8%로 나타나, 2001년 취임 이후 가장 낮았다. 앞으로 진행될 카트리나 청문회에서도 FEMA의 무기력이 집중적으로 비판을 받을 전망이다.

뉴올리언스 등의 침수 지역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군경은 주택 등을 수색하며 시신을 수습하는 등 구호 작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배수 작업도 예상보다 단축돼 40일 정도면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 루이지애나 주 154명 등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는 383명으로 공식 집계됐으나, 여전히 희생자 규모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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