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온양한올고(교장 박우승) 마칭밴드가 최민식 주연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같은 신화를 만들어냈다. 1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문광부장관기 전국마칭밴드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기까지 이 팀의 노력은 영화와 흡사했다.
단원 26명 모두 지난 7월 7일 난생 처음 관악기를 만져본 왕초보들. 변변한 연습실도 없어 여름방학 내내 찜통 같은 체육관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악기와 씨름했다.
실업고인 데다 영세민 가정도 많아 집안의 반대도 심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넉넉치 못한 형편에 ‘딴따라’를 한다”며 반대할 때 마다 강원도 도계중 밴드부를 소재로 만든 영화‘꽃피는 봄이 오면’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며 서로 격려하며 연습에 매달렸다.
타악기를 연주하는 한아름(16ㆍ1년)양은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매일 밤 몰래 방에서 이불을 두드리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밴드부 창단과 함께 이 학교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원종배(34)씨는 사비를 털어가며 연습을 독려해 단기간에 단원들의 실력을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해온 다른 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밴드부는 다음달 1일 순천향대에서 열리는 아산시민체육대회에서 시민들에게 감사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글ㆍ사진 아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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