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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경쟁 허용한 결과 美대학이 유럽보다 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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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경쟁 허용한 결과 美대학이 유럽보다 우월"

입력
200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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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학이 미국에 뒤쳐진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대 미국’이라는 기획기사에서 유럽의 실패와 미국 대학의 성공 원인을 집중 분석했다. 1088년 볼로냐, 1096년 옥스퍼드에서 대학이 설립되는 등 유럽의 대학은 미국이 지도에 나타나기 전부터 학문을 탐구하고 전수했다. 그러나 주도권은 2차 대전을 계기로 미국으로 넘어가, 세계 20대 대학 가운데 17개, 50대 대학 중 35개가 미국에 있다. 근래 노벨상 수상자의 70%, 세계 유명 학술지 개제논문의 30%가 미국 대학 소속 학자들의 성과다.

이코노미스트는 먼저 국가의 역할이 성패를 갈랐다고 지적했다. 유럽 대학재정은 대부분 국가가 지원한다. 이는 정부가 대학에 대해 학생들을 정책에 따라 가공토록 하고, 대학의 불만을 축소하려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는 사이 대학의 질은 추락했다.

반면 미국의 학비는 다양하게 조달될 뿐 아니라, 액수도 훨씬 많다. 미국의 대학생들은 1인당 학비로 2만 2,000달러를 지출한다. 2001년 기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평균치보다 2.2배나 많은 액수다. 이 같은 돈은 정부 이외에 자선단체, 기업과 학생 부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충당된다. 사람들이 좋은 교육을 위해 돈을 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학을 나오면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의 교육비가 유럽보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두 배나 되는 까닭이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 대학이 정부 간섭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방임은 아니지만 대학교육에 대한 주요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대학은 학생 수업료, 교수 연봉, 대외 서비스 등과 관련해서도 바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공무원인 프랑스 대학교수가 미국 대학교수와 경쟁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대학의 또 다른 성공원인은 경쟁과 실용성이다. 미 대학들은 학생, 교수부터 야구 스타까지 모든 영역에서 경쟁한다. 또 대학이 상아탑에 머물지 않고 일상 생활주변으로 스며든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농부들이 미 위스콘신 대학의 교수에게 순무 농사 실패한 원인을 문의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유럽이 이 같은 대학 체계를 고수해온 까닭은 부자가 교육의 기회마저 독점하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다. 유럽의 대학생들은 노동계층보다 중산층 이상 출신이 더 많다. 미국에서 대학은 부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다. 대학생의 3분의 1인은 소수인종 출신이고, 4분의 1은 빈곤층 자녀다. 유럽 국가들이 교육에서 추구하는 능력과 평등을 조화시킬 최고의 기회는 미국 대학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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