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이름이 긴 것은 금융감독원 탓?’ 금감원이 펀드의 특성과 운용방식을 펀드 이름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지도지침을 강화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난해한 펀드 이름이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9일까지 판매한 지수연계펀드(ELF)는 ‘한국조기상환2스타E3단위파생상품투자신탁W-1호’로 숫자를 포함해 24자가 된다. 이름 앞의 ‘한국’은 운용사를 나타내며, ‘조기상환형’은 만기 일시지급형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2스타’는 KT&G와 현대모비스 등 두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뜻이고, ‘단위’는 3년짜리 단위상품임을 의미한다.
이 밖에 ‘삼성멀티에셋모멘텀파생상품투자신탁H-2호’, ‘알파글로벌다이버서티펀드연계사모파생상품투자신탁1호’ 등도 20자가 넘는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갈수록 운용방식이 복잡해지는데다 감독기관에서도 펀드 이름에 운용방식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를 원하고 있어 펀드 명칭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과 자산운용협회가 13일부터 적용하는 새 펀드 작명 지도지침에 따르면 운용특성과 투자대상, 법적 형태 등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펀드명 앞부분에 운용사를 표시하고 뒷부분에 펀드의 성격을 표시하는 정도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 이름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친숙하면서도 펀드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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