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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고이즈미 시대] (1) 개혁도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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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고이즈미 시대] (1) 개혁도박 성공

입력
200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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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를 열광시킨 ‘고이즈미 극장’의 주인공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속편 제작 얘기가 나올 정도의 흥행 성공이다.

4년5개월을 재임해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총리. 상식적으로 보면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하고, 내부에선 차기를 노린 다툼이 수면 위에 떠오를 때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반전됐다.

9ㆍ11총선 이후 고이즈미 총리는 ‘국민의 재신임’을 무기로 신 정권과 같은 기세로 남은 임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자민당 에선 벌써부터 2006년 9월로 종료되는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는 이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에 이어 역대 3위의 재임기록을 세웠다.

더욱이 자민당 내부의 반대세력은 쫓겨나거나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참의원이 마지막 보루가 된 것 같은 양상이다. 정책 결정권과 공천권을 한꺼번에 거머쥔 ‘대통령형 총리’가 일본에 등장한 것이다.

반대로 사즉생(死即生) 전략이 실패했을 경우 그가 퇴진하는 것은 물론, 자민당이 정권을 잃었을 것이다. 그래서 외신들은 이번 총선 결과를 ‘개혁 도박(Reform Gamble)의 성공’이라고 지칭했다.

물론 고이즈미류(流) 정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국민을 현혹하는 선동정치가라는 비판이다. 한편에서는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개혁을 신념으로 관철시켰다는 칭송도 나오고 있다. 그의 행보는 늘 이처럼 이중적 면모를 갖고 있다.

당내 기반이 없었던 그는 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일본유족회’ 등 관련 단체의 표를 얻기 위해 당시까지 누구도 입밖에 내지 못했던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한 것이다.

‘우정 정국’에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전략도 맥이 다르지 않다. 우정개혁법안이 참의원에서 폐안되기 직전인 6일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총리와의 회담에서 “죽어도 좋다”며 개혁을 관철할 뜻을 분명히 했다.

우정개혁이 정권을 걸만한 과제냐는 지적이 따랐지만 극적인 효과는 최대화했다. 반대파 수장이었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의원을 제거하기 위해 이단아인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ㆍ32) 라이브도어 사장을 내세우고 미모의 여성 후보를 공천하는 자객 전략도 정치를 극장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도박을 감행한 2005년을 전후해 일본 정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적어도‘낡은 자민당을 부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의 바람에 부응했다는 것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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