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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비단길에서 만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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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비단길에서 만난 세계사

입력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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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동안 동서 문명이 오가는 통로가 되었던 비단길. 초원과 사막과 바다의 세 갈래로 열린 그 길을 따라 사람과 문물이 오가면서 인류사는 비로소 세계사가 되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우리나라도 비단길을 통해 세계와 폭넓게 교류해왔다.

‘비단길에서 만난 세계사’는 비단길로 떠나는 세계사 여행이다.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씌어진 이 책의 초점은 ‘비단길을 통한 만남과 교류가 각 나라와 세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가지고 오갔는지, 험난하고 드넓은 사막과 초원과 바다를 어떻게 오갔는지, 그리고 비단길을 따라 흘러간 문명이 다른 문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래서 인류의 문명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쉽지만 가볍지 않고, 깊지만 딱딱하지 않아서 전문적인 학술서가 부담스러운 어른이 읽어도 만족할 만한 좋은 책이다.

비단길 연구는 학계에서도 새로운 분야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비전문가인 40대 주부 세 명이 썼다, 그것도 아주 충실하고 재미있게 씌어진 역작이다. 고등학교 교사, 신문기자, 방송작가로 일해 본 이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것은 평소 공부하면서 또 아이들을 기르면서 느낀 갈증과 문제의식 때문이다.

왜 여전히 서구 중심으로 씌어진 역사책이 많을까. 청소년을 겨냥한 책들은 왜 지나치게 가벼운 게 많을까. 그런 생각 끝에 3년 간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서 쓴 이 책은 비전문가는 전문적인 책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보기좋게 깨뜨린다.

무엇보다 그동안 서양이나 중국 중심으로 기술돼온 비단길의 역사를 그 길을 오간 모든 민족의 역사로 복원하고, 우리의 눈으로 읽은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리하여 비단길의 또다른 주역이었던 흉노ㆍ위구르ㆍ몽골 같은 북방유목민족의 활약을 드러내는 한편, 고대 한반도까지 이른 비단길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와 비단길의 관계는 책의 마지막 제 6장에서 따로 다루고 있다.

꼼꼼한 찾아보기를 붙인 390쪽의 이 책은 250여 컷의 입체지도와 140여 컷의 자료사진을 곁들였고, 본문 곳곳에 ‘주석’ ‘잠깐잠깐’ ‘한 걸음 더 자세히’ 코너도 넣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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