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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티모셴코 내각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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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티모셴코 내각 해산

입력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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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여주인공 율리아 티모셴코(44)가 7개월 동안의 화려한 총리 생활을 뒤로 하고 불명예 퇴진했다.

AP통신은 핵심 인사의 부패 스캔들과 권력 다툼으로 집권 후 최대 위기에 빠진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 티모센코 총리 내각을 해산하고 후임 총리에 유리 예카누로브(58)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지사를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티모셴코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한 핵심 측근은 “배신 행위”라며 “야당 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다”며 유셴코와 결별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날 “내각에게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란 찾아볼 수 없다”며 “핵심 인사들 사이의 다툼이 갈수록 깊어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티모셴코는 혁명 당시 유셴코 후보 옆에서 진압 경찰에게 꽃을 선물하면서 반정부 시위의 상징이 됐고 서방 언론은 그를 레오니드 쿠츠마 전 대통령의 권위에 대항한 ‘잔다르크’라 불렀다.

그렇지만 그는 총리 취임 후 대통령 재가 없이 모스크바 방문을 추진하는 등 제멋대로 행동을 여러 번 보인데다 최근 그가 ‘명품 쇼핑 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혁명의 순수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구설수에 올라 대통령의 눈 밖에 났고 정가에서는 그가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유셴코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티모셴코를 쫓아낼 경우 내년 3월 총선에서 가스 사업으로 모은 재산이 110억 달러에 이르고 개인 인기도는 자신을 뛰어 넘을 정도로 막강한 그를 상대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내치는 것을 망설였다.

그런 유셴코가 티모셴코 내각을 해산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 유지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측근들의 개인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다 티모셴코 총리 측과 표트르 포로셴코 국가안보위원회 서기 측 사이의 권력 다툼이 심각한 지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그는 “이들은 매일 새로운 사안을 놓고 다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신의 핵심 측근인 알렉산드르 진첸코 전 행정실장의 5일 기자회견이 유셴코 대통령의 결심을 앞당겼다. 3일 사표를 던진 후 진첸코는“포로셴코 서기 등이 자리를 이용해 자기 이익을 키우는데 혈안이 돼 있다”며 “대통령이 이들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놀란 유센코 대통령은 국가보안국에 핵심 측근들의 개인 비리를 조사할 조사 위원회 설치를 지시했고 티모셴코를 해임했다. 권력 다툼의 또 다른 축인 포로셴코 서기는 해임 소식에 앞서 자진 사표를 내고 물러났는데 의회는 그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의안을 채택했다.

외신들은 “부정 부패를 없애고 경제 발전을 가로 막는 사회주의 의식 구조를 바꿔놓겠다며 권좌에 오른 집권 세력에게 도덕성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들도 권력의 달콤함 앞에서는 초심을 잃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유셴코 정권의 앞날은 어둡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혁명 중심 세력이 모두 물러나 상황을 정리하고 제 궤도에 오르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전 정권 때보다 실업률 등 경제 지표가 더 나빠지고 유셴코 대통령이 아들 안드레이의 비리에 대한 언론 보도를 통제하려고 시도하면서 국민의 여론 또한 싸늘해 지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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