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가 첫 음반 ‘샤콘느’(서울음반)를 냈다. 클래식 레퍼토리인 바흐의 ‘샤콘느’ ‘토카타와 푸가’ ‘G선상의 아리아’, 라벨의 ‘마법의 정원’ 외에 이들이 콘서트에서 앙코르로 연주했던 영화와 애니메이션 음악까지 총 14곡을 담았다.
전부 리더 조윤범이 직접 편곡한 것이다. ‘샤콘느’는 본래 바이올린 독주곡, ‘토카타와 푸가’는 오르간 작품, ‘마법의 정원’은 피아노곡. 하나의 선율을 여러 악기로 나누거나 새로운 선율을 추가해서 멋지게 편곡했다.
‘시네마 천국’ ‘올드보이’ ‘캐치 미 이프 유 캔’ ‘일 포스티노’ ‘여인의 향기’ 등 영화음악과 ‘모노노케 히메’ ‘심슨 가족’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애니메이션 음악이 클래시컬한 현악사중주 버전으로 새 옷을 입었다.
콰르텟엑스는 2002년 9월 무대에 데뷔한 단체. 1 바이올린의 조윤범이 30세, 다른 세 멤버 김경연(제 2 바이올린) 김치국(비올라) 오새란(첼로)은 25~28세. 나이도 젊지만, 클래식 동네의 관행을 깨뜨리는 파격적 행보로 주목을 받아온 단체다. 출발부터 달랐다. 3년 간은 죽어라고 연습만 하자는 합의에 따라 결성된 지 2년 반이 지나서야 첫 공개 연주를 했다.
제목이 없는 현악사중주 곡에 ‘팝콘’ ‘바이킹’ 같은 기발한 제목을 달아 친근감을 꾀하거나 베토벤 현악사중주에서 아홉 곡을 골라 한 악장씩 뽑아 구성한 ‘B9’ 프로젝트, 지하철 역에서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전악장을 연주하는 무모할 만큼 진지한 시도 등은 국내 어느 팀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철저히 음악으로만 승부한다는 생각으로, 학력과 경력 같은 프로필조차 밝히지 않고 활동하는 이들은 무대에서 강렬한 에너지로 청중을 사로잡곤 한다. 아직 거칠다는 평도 있지만, 패기만만한 의욕과 못 말리는 열정, 대담한 프로그램으로 고정 팬을 늘려가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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