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상 첫 경선으로 실시된 대선 투표가 7일 비교적 순조롭게 치러졌다. 결과는 9일께 공표될 전망이나, 24년간 철권 통치해온 호스니 무바라크(77) 대통령의 5선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P통신은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개표가 50%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70% 이상 득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은 전례 없이 야권의 도전과 비판이 거셌다. 투표일에도 야권은 무바라크 대통령 진영의 선거 부정을 비판했다. 수도 카이로 도심에서는 반 무바라크 시위에 시민 3,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대권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아이만 누르(41) 알 가드당 대표는 불공정 선거를 주장하며 “부정선거에 의한 투표 결과를 거부하겠다”고 밝혀, 무바라크 대통령은 재집권하더라도 선거 후유증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이집트에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도전을 허용한 것은 미국의 중동 민주화 확산 압력에 마지 못해 호응한 결과였다.
집권 국민민주당은 금품을 살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거 부정을 저질렀고, 그나마 국제사회의 감시마저 거부했다. 10명이 후보로 등록했으나, 가장 큰 대중적 영향력이 있는 무슬림형제단 후보의 출마는 원천 봉쇄됐다.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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