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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機內 생일잔치서 농담/ "대통령 나갔으니 열흘은 조용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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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機內 생일잔치서 농담/ "대통령 나갔으니 열흘은 조용할것"

입력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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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걱정 거리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8일 중미 2개국 순방 및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서울을 출발해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로부터 59세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이 같은 농담조의 언급을 했다.

노 대통령은 “싱거운 소리 한마디 하겠다”며 “오늘 배웅하러 온 참모들과 차를 한 잔 하면서 내가 ‘대한민국에는 큰 걱정 거리는 없지만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나가니 열흘은 나라가 조용할 것이므로 총리와 행자부 차관에게 태풍만 반드시 막으라고 했더니 참모들이 ‘그 말 맞다’고 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기자단을 향해 “(순방 기간 중에) 가급적 큰 뉴스 만들지 않겠다”며 “동포간담회에서만 사고 안 나면 되니까 조심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포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뉴스를 쏟아낸다고 해서 기자들이 ‘공포간담회’라고 부르는 것을 의식한 언급이었다.

앞서 노 대통령은 특별기가 서울을 떠난지 30여분 뒤 권양숙 여사와 함께 수행원 객실로 건너와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마련한 축하 케이크를 놓고 약식으로 생일 축하 잔치를 했다. 생일 축하곡에서 마지막 구절만 부르자는 노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기자들이 “생일 축하합니다”를 합창하자 노 대통령은 59개의 양초가 꽂힌 케이크 촛불을 여러 차례 불어 끈 뒤 케이크를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번 이 자리에 서서 ‘이 비행기는 쿠웨이트로 갑니다’라고 했는데 한번 더할까요. 오늘 예정대로 갑니다”라는 조크를 했다.

노 대통령은 8일 오후(현지 시간) 멕시코시티에 도착한 뒤 숙소 호텔로 교민들을 초청,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는 연정 문제를 비롯한 국내 정치 현안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간담회에는 ‘애니깽’으로 불리는 멕시코 한인 후손 100여명도 참석했다. 부모가 1세기 전 인천항을 떠나 멕시코로 건너갈 때 어머니 뱃속에 있었던 100세의 고흥룡옹으로부터 당시에 발급됐던 김진영씨의 여권 원본을 전달 받은 노 대통령은 “역사기록물 보관소에 둬 모든 국민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살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독립운동에 앞장 섰던 선대들의 자손이 동포사회를 이끌고 계신 것을 보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내에서 살고 있는 60, 70대 어른들도 세계에서 최고의 업적을 만들어낸 국민”이라며 “큰 고비 작은 고비 다 넘겼으니 한국 경제도 문제 없이 튼튼하게 발전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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