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ㆍ경찰ㆍ언론 전방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 보강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석동현 부장검사)는 8일 이 사건의 단서를 제공한 홍모(64ㆍ구속)씨를 이번 주내에 송출 비리 관련 사기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네팔인 L(34)씨로부터 한국에 인력을 송출하는 업체로 지정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6,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검찰은 또 홍씨 기소 이후에는 일기장에 나와 있는 다른 로비 의혹도 다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홍씨 사건에 연루된 MBC ‘시사매거진 2580’ 관계자 2명, 금융권 관계자 2명, 김모 변호사 등 5명을 입건하고 관련 조사기록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홍씨의 신병을 넘겨 받아 현직 법무ㆍ검찰 직원에 대한 로비 의혹을 조사해 왔다. 그러나 홍씨가 애초 경찰에서 했던 진술을 바꿔 상당 부분 부인함에 따라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현직 검사 1명에게 700만원을 주고 다른 검사 1명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양주를 선물했다고 일기장에 기재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식사만 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홍씨는 또 검찰 계장에게 300만원을 주고 구치소 직원에게는 술과 장뇌삼을 줬다고 적었지만, 이 역시 홍씨가 진술을 번복하거나 상대방이 금품 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준 돈의 단위가 100만원씩이라 자금추적이 어렵다”며 “금품을 주고 받은 게 사실이라고 해도 대가성 입증이 관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관련 로비의혹을 모두 조사한 뒤 금품 액수 및 대가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사법처리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은 “홍씨 일기장에 나오는 45명 중 38명이 금품 또는 향응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데 검찰측 인사들만 부인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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