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 스타일 - 프랑스인이 본 한국의 멋 - 파리 한복 특별 전시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 스타일 - 프랑스인이 본 한국의 멋 - 파리 한복 특별 전시회

입력
2005.09.08 00:00
0 0

외국디자이너들의 감성으로 걸러낸 한복의 멋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 2~5일 파리시 포트 베르사이유에서 열린 프레타포르테 파리(파리 여성기성복전시회)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복의 멋과 현대화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프랑스와 한국 디자이너들이 한복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현대의상들이 다수 선보인 것. 전시회 부대행사로 마련된 패션쇼에 참가했던 한복디자이너 김영석 이홍순씨가 감상평을 전해왔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 옷을 어떻게 세계인들의 시각에서도 입고 싶은 옷, 멋진 옷으로 만들어 내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극 ‘왕건’이나 ‘여인 천하’ 등의 의상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홍순씨는 “전시회를 둘러보고 나서 프랑스 디자이너들이 한복을 보는 시선에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프레타포르테파리가 열리는 전시회장내 400평방 미터 규모로 만들어진 한복 특별 전시장은 사방의 출입구를 한복 저고리 모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고 가운데에는 국내 한복 디자이너들의 전통 한복 30벌을, 사방의 벽쪽으로는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한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제작한 창작의상 40여벌을 전시했다.

그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장 폴 노트, 마크 르비앙, 몰로꼬, 가스파르 유케비츠 등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작업이었다. 이들은 이번 특별전시회를 위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 일주일에 걸쳐 한복 제작 과정과 천연염색 방법 등을 참관하고 갔던 디자이너들이다.

“화려한 색감이나 단아한 실루엣 등 한복의 특징들에 얽매이지 않고, 한복의 이미지를 양장 디자인 속에 은근히 담아내는 것이 놀랍더군요. 전통과 일상을 한 데 어우러진 느낌이랄까요? 어차피 세계화하려면 양장과 겨루어야하는데 꼭 전통을 고집하지않는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구나 싶었어요.”

김영석씨는 한복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과 외국인의 시선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한다.

“한복 디자이너 눈엔 좀 설익어 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오히려 외국인들은 신선하게 느끼더군요. 특히 마 소재에 코팅을 해서 마치 스웨이드 같은 느낌을 낸 원단을 촘촘히 누비고 배래선까지 살린 구스타보 렌스의 작업이 상당히 독특했어요.”

또 한복 저고리의 여밈과 노리개 등을 디자인 포인트로 삼은 몰로꼬의 드레스, 색동을 응용해 원단 전체에 다양한 문양을 넣어 짠 색동을 배치한 장 폴 노트의 롱 코트 등도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현실적인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전시회를 보면서 이제는 형태면에서도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밝힌다.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이런 저런 구상을 해보게 되대요. 고름은 좀 더 간단하게 포인트 장식 정도로 만들어보자, 치마는 발목 정도에서 끊자, 목깃 디자인만 살린 채 이브닝 드레스처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등이죠. 한복의 형태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다면 디자인은 무궁무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중 한국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한복특별전 부대행사로 3일 열린 패션쇼는 일부 아마추어모델과 준비부족 등으로 모처럼 세계적인 패션무대에서 펼친 한복행사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