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디 독한 ‘임성한 표 드라마’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등의 일일 드라마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설정과 악의적 세계관을 보여준 임성한 작가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0일부터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연출 이영희)로 비틀린 가족사와 꼬일 데로 꼬인 애정관계를 토대로 한 엽기적인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장서희)과 마찬가지로 ‘하늘이시여’의 주인공 자경(윤정희)은 외롭고 불우한 처지의 전문직 여성이다. 자신을 길러준 양부가 죽고 계모에게 시달림을 당하던 자경은 방송사 앵커이자 부잣집 도련님인 왕모(이태곤)와 결혼하게 된다.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처럼 주변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게 되는 ‘공주’ 이야기가 핵심인 것. 이 과정에서 전작들처럼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경을 음해하려는 주변 인물들의 극악한 행태를 그린다. 여기에는 선과 악의 극대비를 통해 드라마의 극성을 강화하는 작가 특유의 계산이 숨어있다.
결혼 뒤에 엽기적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도 다르지 않다. ‘하늘이시여’는 주인공이 이복 여동생과 한 남자를 놓고 경쟁했던 ‘인어아가씨’와 무녀의 딸과 국무총리 아들의 결혼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그린 ‘왕꽃선녀님’에서 한 발짝 더 나간다. 작가는 자경의 시어머니인 영선(한혜숙)이 다름 아닌 자경의 친어머니로 설정했다. 드라마 제목이 암시하듯 천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주인공들을 그리고 있는 것.
이외에 얽히고 설킨 주인공들의 기이한 관계도 여전하다. 자경을 놓고 왕모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톱 스타 청하(조연우)는 자경의 계모인 배득(미해)의 동생.
그런가 하면 왕모의 여동생 슬아(이수경)는 청하를 좋아하고 청하의 외조카인 빛나(강예리)는 왕모를 사랑 한다. 이는 등장 인물들의 애정관계를 비비 틀어 이야기를 늘이는 작가 특유의 수법이다.
그간 숱한 시청자들의 비판과 문제 제기에도 자신의 정신분열적 작품 세계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임성한 작가. 그럼에도 그녀가 ‘흥행 보증수표’라는 성적표 때문에 지상파 3사로부터 구애를 받아온 현실은 척박한 한국방송 환경을 보여주는 단적 사례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