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투자는 끝난 것일까. 정부가 내년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후 재개발 대상 주택이 헐려도 조합원이 취득한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앞으로는 입주권 외에 기존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들의 경우도 1가구 2주택자에 해당돼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기 때문이다.
특히 투기 바람이 일고 있는 송파구 거여ㆍ마천동을 비롯, 재개발 구역이 몰려있는 뉴타운 사업지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대부분 내년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어 투자 메리트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시장 영향
무제한 전매가 가능하고 별다른 규제도 없어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용이했던 재개발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규모 자금을 동원해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던 단타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1주택자 등 소액 투자자들이 분양권 형태로 재개발 지분에 투자하던 기존의 경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최근 달아오른 뉴타운 재개발 투자 열기도 상당히 반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개발ㆍ재건축 입주권에 대해서도 일반 주택과 같이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타운 개발로 들썩이던 거여ㆍ마천동 일대에서도 매수세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분 매입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의 문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뜨겁게 달아오르던 투기 바람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거여동 H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뉴타운 지분을 사려던 투자자들도 다소 눈치를 보는 듯 하다”며 “매수세가 다소 줄어든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내릴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천동 M공인 관계자는 “시장에 나온 매물이 없어 실제 거래가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세나 투자 성향 등 정확한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해서 거여동 마천동 뉴타운에 대한 관심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실제 이번 조치가 시장에 어느 정도까지 먹힐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재개발 투자 어떻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성급하게 재개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가격 ‘상투’를 잡을 수 있다”며 섣부른 투자를 경고하고 있다.
우선 ‘지분 쪼개기’가 많은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합원이 많으면 일반분양 가구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시공사는 수지를 맞추기 위해 조합원 분양가를 올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 추가 부담금이 늘어나게 돼 투자수익은 줄어든다. 조합원간 갈등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재개발 투자에 가수요가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는 만큼 실수요자 입장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업단계를 살펴가며 투자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구역 지정 전부터 섣불리 지분 투자에 나섰다가는 장기간 유동성이 묶일 우려가 있다.
두산산업개발 재개발팀 김성초 과장은 “재개발은 사업 추진 기간이 재건축보다 훨씬 긴 만큼 성급하게 투자를 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미 유망지역이라고 불리는 곳들은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 있는 데다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입주권에 대해서도 양도세를 부과키로 해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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