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다음은 칭기즈칸?
적자 경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KBS가 제작비 절감을 위해 프라임 시간대에 자사 드라마 대신 몽골의 사극을 대체 투입하는 유례 없는 모험에 나섰다. KBS 1TV는 10일부터 ‘불멸의 이순신’ 후속으로 30부작 대하사극 ‘칭기즈칸’(원제 成吉思汗ㆍ사진)을 방송한다.
내몽골징기스칸주그룹과 내몽골방송국이 제작비 100억원을 들여 4년에 걸쳐 제작한 ‘칭기즈칸’은 최근 다시금 주목 받고 있는 정복자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려낸 드라마. 엑스트라가 7만 명이나 동원될 정도로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칭기즈칸’은 이미 대만과 홍콩, 중국 등에서 방영돼 인기를 끈 바 있다.
방영에 앞서 KBS는 ‘칭기즈칸’ 띄우기에 나섰다. 7일 밤 10시에는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칭기즈칸’을 방영한데 이어 8일에는 ‘TV 책을 말하다’에서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그러나 제작비를 이유로 10년에 걸쳐 사극이 방송된 KBS 1TV의 주말 밤 시간대에 드라마 편성을 일시적으로 포기한대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무려 3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불멸의 이순신’ 제작에 나섰던 KBS가 이번엔 비용을 이유로 ‘명성황후’를 재방송하는 안까지 검토하며 후속 작품의 제작을 미루는 것은 지극히 모순돼 보인다. 게다가 주말 밤 시간대에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다른 국가의 사극 시리즈를 방송하는 점은 자칫 ‘땜빵’ 편성으로 비칠 수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KBS 영화ㆍ만화 팀 관계자는 “아시아 각국의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일방적인 ‘한류’의 수출이 아닌 문화교류를 강화를 꾀한 아시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품성을 검증 받은 ‘칭기즈칸’을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KBS는 2006년 1월부터 ‘칭기즈칸’ 방영 이후 당초 기획했던 시대극 ‘서울 1945’를 방영할 계획이다. 1930년대부터 6.25 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세월을 그리게 될 ‘서울 1945’에는 탤런트 김호진 류수형 소유진 등이 캐스팅 됐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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