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ㆍ31 부동산 대책 및 시장 영향을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에 대해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특히 정부가 이들 매체에는 정책 광고를 싣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도 예상된다.
언론과의 일전 불사를 지휘하는 센터는 다름아닌 이해찬 총리다. 이 총리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보도에서 도가 지나친 사실왜곡이 발견된다”며 “관계부처는 과장 보도일 경우 정확하게 해명하는 등 당당한 대응을 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또 “일부 세력이 부동산 정책의 근간을 흔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리의 지시에는 오보 대응 뿐만 아니라 ‘왜곡 보도 매체에는 정부 광고도 주지 말라’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정홍보처가 최근 각 부처에 보낸 ‘정책홍보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악의적 왜곡 보도를 지속하는 매체에는 공평한 정보제공 이상의 특별회견, 기고, 협찬 등을 하지 않도록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원칙 대응을 강조한 만큼, 부동산 문제 등을 왜곡 보도한 매체에 대해서 업무처리 기준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도 “이 총리의 지시를 ‘정책 광고를 주지 말라’는 취지로 알아 들었다”며 “다만 모든 부처에 일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처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고 하지만, 총리가 ‘강한 대응’을 주문한 만큼 각 부처나 산하 공기업의 정책광고 배정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도 7일 청와대 브리핑지에 “왜곡을 반복하는 매체에 대해 기고, 협찬을 거부하는 것은 취재원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라며 “언론이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강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강한 대응은 8ㆍ31 부동산대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염려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 총리는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일부 언론들이 ‘세금 폭탄’ ‘송파발 부동산 급등’ 등의 표현을 쓴 데 대해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부동산도 심리가 중요하다”며 “면밀한 분석도 없이 과장되게 부풀리거나 감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일부 보도 때문에 자칫 정부 정책이 흔들릴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책광고의 배정을 통해 언론 보도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 견제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엄존하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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