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디지털TV 시장 전 부문에서 1위에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 장악이라는 목표 달성을 당초보다 1년 앞당긴 내년으로 못박았다. 최지성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전자전람회(IFA)에서 “내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액정화면(LCD), 프로젝션, 슬림 브라운관 TV 등 디지털 TV 전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전략은 고부가 위주로 제품 구조를 강화하고 주요 시장에 대한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LCD TV의 경우 26인치 이상, PDP TV는 42인치 고화질(HD)급 이상 제품의 판매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시장 특성별로 디자인과 유통채널을 차별화해 경쟁사 보다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미국과 유럽 등 주력시장과 함께 디지털TV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성장시장’을 선별해 전략적으로 육성해갈 방침이다.
이미 세계 TV 시장은 삼성전자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의 2분기 집계결과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매출액 기준 1위에 오른 것은 연 500만대에 달하던 볼록형 브라운관TV가 단종된 상황에서 이룩한 성과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 그만큼 LCD와 PDP, 프로젝션TV 등 각 부문이 성과를 낸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고무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2인치 LCD TV(모델명 LNR328W)는 출시 3개월만에 부문별 ‘최다 판매제품’에 올랐다.
이 제품은 올해 4월에 미국에서 출시돼 6월 한달 실적으로 1위에, 상반기 누계로 3위에 오를 만큼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올해 미국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판매돼 기존 프로젝션TV에 이어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CD TV의 경우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시장 주요 5개국에서 필립스, 샤프, 소니 등을 앞지르고 LCD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유럽 최고 권위의 영상음향(AV) 가전상인 EISA(European Imaging & Sound Association) 어워드를 3개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하면서 유럽 최고 AV 브랜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EISA는 유럽 18여개국, 50여개 전문지 대표들이 구성한 연합체로, 오디오ㆍ비디오ㆍ홈시어터ㆍ포토ㆍ모바일 등 5개 분야에 걸쳐 부문별 최고 제품을 선정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과 내년 목표 달성을 위해 삼성전자는 대형 TV용 LCD 패널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충남 탕정의 LCD 7세대 라인은 올초 월 2만대 가량을 생산했지만 수량을 점차 늘려 8월엔 10만개를 생산했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10월부터는 이를 월 15만대로 늘려 내년 독일 월드컵 등으로 급팽창할 대형 LCD TV 시장을 선점하고 40인치 LCD TV를 표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은 “TV산업에는 지금 실제와 똑같이 보이는 자연미를 추구하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제3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며 “고화질 고성능의 디지털TV와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폰 등으로 세계 TV 시장의 주도적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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