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은퇴를 선언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미 연방 대법관의 후임은 누가될까. 당초 오코너 대법관의 공석을 메울 것으로 예상됐던 존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가 대법원장 후보로 말을 바꿔 타면서 오코너 후임 지명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코너 대법관은 은퇴를 공식화하는 시점을 후임 인준이 확정된 때로 정했기 때문에 대법원의 가을 심리가 시작하는 다음달 3일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 남을 수 있다.
미국의 언론들은 현 대법관들의 판결 성향을 고려할 때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후임보다는 오코너 대법관의 후임 선정에 진보와 보수세력의 이해가 더 걸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있던 시절 그의 재판 연구관을 지낸 로버츠의 대법원장 승계는 확실한 보수가 또 다른 보수로 대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의 몇 몇 상원의원은 “대법관 후보일 때와 대법원장 후보일 때는 다르다”며 로버츠 지명자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지만 로버츠가 무난히 상원인준 과정을 통과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오코너 후임의 경우는 다르다. 중도적 판결 성향을 보여온 오코너 대신 보수 쪽에 보다 가까운 후임이 임명될 경우 미 대법원은 보수 우위의 구도가 정립된다는 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보수와 진보 세력간에 치열한 지명전이 예상된다.
낙태 부분 허용 판결을 뒤집기를 원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벌써부터 백악관에 오코너 후임으로 ‘제2의 로버츠’를 고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법관인준네트워크’의 웬디 롱 고문은 “로버츠가 대법원장이 되고 또 다른 로버츠가 대법관이 되는 것이 가장 완벽하다”고 말했다. 물론 보수 진영에서는 결사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주목되는 인물은 7월 로버츠와 함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종 명단에 올랐던 보수적 성향의 에디스 브라운 클레먼트 항소법원 판사이다. 오코너 대법관처럼 여성인 데다 카트리나 재앙을 입은 뉴올리언스 출신이라는 점이 낙점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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