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정부경쟁력 추락 제대로 성찰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정부경쟁력 추락 제대로 성찰하라

입력
2005.09.06 00:00
0 0

노무현 정부의 경쟁력이 김대중 정부 때보다 10단계(55위→65위)나 떨어졌다는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참으로 황망스럽다.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부의 고위 정책라인은 입만 열면 미래 국가발전전략을 앞세우고 제도 및 시스템 혁신을 외쳤는데, 전 세계 209개국을 대상으로 한 권위있는 국제기구의 평가에서 이처럼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면 뭔가 크게 잘못됐다.

정부는 이 보고서가 연구원의 개인 소견일 뿐, 세계은행의 공식의견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는 줄곧 로드맵 위주의 개혁 이상주의가 초래할 국가경쟁력 약화를 우려해왔고, 최근 한국은행도 성장잠재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 부문의 비효율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만큼 정책당국은 변명에 급급하지 말고 보고서의 함의(含義)를 잘 새겨들어야 한다.

특히 경쟁력 비교의 잣대가 된 6개 항목 중 ‘국민의 정치참여’만 2002년 65위에서 지난 해 64위로 개선됐을 뿐이고, 국가경쟁력과 직결된 정부효율성, 규제정도, 법치수준, 부패척결 지수 등이 모두 급락한 것은 정책목표 설정과 수단 선택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균형발전을 앞세운 과도한 규제와 성장ㆍ분배를 오가는 일관성 없는 정책, 시장원리를 짓누르는 ‘큰 정부’ 지향과 이에 따른 재정 낭비, 초법적 발상과 집단이기주의의 일상화 등등 그동안 쌓여온 문제들이 만든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당국은 지금이라도 1998년 60위였던 정부경쟁력이 2002년 55위로 상승한 과정과 그 이후의 추락을 연구해 우리 내부의 쇄신이 부족한 것인지, 혹은 경쟁국의 혁신이 괄목할 만한 것인지를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는 어제 “4%대의 성장잠재력으로는 10년 내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며 획기적인 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좋은 얘기지만 선뜻 믿음이 가지않는다. 그게 정부 혼자서 북치고 장구쳐서 해결될 일인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