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에서 치열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6년 월드컵을 앞둔 독일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유럽 최초의 DMB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유럽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는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전자전람회(IFA) 2005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과 독일 축구협회장 게르하르트 마이어 포르펠더를 초청,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지상파 DMB폰 시연회를 가졌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제품은 첨단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인 WCDMA를 기본으로, 유럽식(GSMㆍGPRS) 이동통신 서비스도 지원해 독일에서 DMB 방송이 시작될 경우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GSM 방식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월드폰’으로 사용될 수 있다.
LG전자측은 “현지 업체들 보다 한 발 앞서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고기능 DMB 폰을 내놓음으로써 유럽 DMB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세계 최초의 ‘양방향 지상파 DMB폰’을 선보이고, 독일의 DMB 사업자인 T-시스템즈와 함께 시연에 성공했다. 양방향 지상파DMB 서비스란, DMB 방송사와 시청자가 방송 전파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시청자를 대상으로 즉석 설문 조사를 하거나, DMB 방송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파는 ‘T커머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독일 T-시스템즈와 지상파 DMB 관련 제휴를 맺고 상용화 준비를 진행해 왔다”며 “내년 독일 월드컵 기간에 세계 최초로 양방향 지상파 DMB 상용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양방향 지상파 DMB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지상파 DMB 단말기’도 선보여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지상파 DMB를 이용한 텔레매틱스는 기존의 휴대폰 텔레매틱스와 달리 시시각각 변화하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어 경로 안내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교통정보를 DMB 방송신호와 함께 전송하는 ‘TPEG’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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