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증시와 주요 우량종목의 주가 상승세가 1980~90년대 미국 증시의 재평가 시기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당시 미국 증시와 비교해 볼 때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기업 종목부터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은 6일 ‘재평가(Re-rating) 스토리: 초일류기업의 주가에서 배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 증시의 재평가는 대형 우량주부터 먼저 이뤄진 뒤 이들의 조합이 전체 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진 미국 증시와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은 배경으로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고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주식투자가 필수적이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고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이익 환원이 늘고 있으며 ▦FTSE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특히 국내 증시가 80~90년대 재평가가 이뤄졌던 미국 증시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증시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했고 경기회복으로 기업 수익이 개선되면서 증시 재평가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1,000포인트대에 머물던 주가가 불과 20년 새 1만 포인트를 돌파하는 급성장을 보였다.
당시 ‘다우존스30’에 포함됐던 우량기업들은 대체로 ‘주가가 이익보다 고평가 되는 과정’→ ‘이익이 상향 조정되는 과정’→ ‘주가수익비율(PER)이 상승하면서 재평가가 완료되는 과정’의 순서를 밟아나갔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우량기업부터 시작된 재평가는 이후 개별기업의 주가 재평가와 전체 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졌다. 이를 근거로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현대차 신세계 태평양 KT&G 한국전력을 ‘재평가 선두주자’로, POSCO 삼성화재 KT를 ‘재평가 차기주자’로 지목했다.
실제 신세계의 경우 2003년 말부터 주가수익률(PER)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의 유사 종목인 ‘월마트 스토어’가 83년 초부터 85년 중반까지 보였던 패턴과 흡사하다.
월마트의 PER은 80년대 평균 25.8배, 90년대 평균 30.1배, 2000년대 평균 32.5배로 상승했다. ‘에이븐’(AVON)이나 ‘도요타’, ‘인텔’ ‘필립모리스’ ‘도쿄 전력’ 등 재평가 선두주자와 비교 가능한 미국 증시의 우량종목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미국의 주가 재평가는 상당히 오랜 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졌다”며 “국내 우량종목들의 재평가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재평가 종목도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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