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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유가 지속되면 88% “수출채산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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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유가 지속되면 88% “수출채산성 악화”

입력
200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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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및 세제의 원료인 계면 활성제를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는 D사는 창립 이후 30년 동안 흑자를 이어온 알짜 기업이다. 그러나 올들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지난해에 비해 원재료비가 30~40% 상승하며 7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더구나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등에 따른 최근의 유가 상승분은 아직 원재료비에도 반영되지 않은 상태. D사 관계자는 “내달부터 원재료비가 추가 상승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 수출까지 감행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최근 140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고유가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해 설문 및 방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8%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58~6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유지할 경우 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46%는 수출이 10% 내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31%는 수출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에 대해서는 국제 유가가 현 수준을 지속하는 경우 88%의 기업들이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채산성이 10% 이상 나빠진다는 응답도 42%나 됐다.

특히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가 수준은 평균 배럴당 41.5달러(두바이유 기준)라는 답변이 나와 이미 배럴당 60달러에 가까운 현 유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3%)과 배럴당 55달러 이상에서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기업(2%)을 제외하면 이미 95%의 수출 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고 있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업계의 가장 큰 걱정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감소보다 고유가의 지속으로 인한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 등이었다.

김범수 무역협회 무역진흥팀장은 “고유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내 비용절감 방안 등을 수립ㆍ운영중(54%)이거나 운영할 계획(32%)으로 있는 등 허리띠 졸라 매기에 돌입한 상태”라며 “고유가가 수출은 물론 우리 경제 회복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무협은 이날 고유가대책과 관련,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세제지원 및 융자 확대,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세액공제 확대, 석유 수입부담금 인하, 에너지 절약운동 전개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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