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은, 외환 운용조직 개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은, 외환 운용조직 개편

입력
2005.09.05 00:00
0 0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조직이 국제적 자산운용사나 투자은행(IB) 수준으로 확대 개편됐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2,000억 달러대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답게 운용라인이 대폭 확충됐을 뿐 아니라,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임명됐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국(외화자금국)-1실(외자관리실)-9팀이었던 한은의 외환보유액 담당조직은 8월말 개편을 통해 1국(외화자금국)-2실(투자운용실 운용지원실)-11팀-1반으로 확대됐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투자운용실 신설. 외화자금국에 속해 있던 외환보유액 운용조직을 ‘실’단위로 독립시킨 것이다. 아울러 보유액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간 자산운용사나 IB처럼 CIO개념까지 도입, 투자운용실장에게 CIO역할을 맡겼다.

투자운용실 조직편제를 보면 향후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된 중대 변화가 엿보인다. 우선 지금까지는 유로화 엔화 등 비(非)달러 자산을 한군데(운용2팀)서 운용해왔으나, 이번에 ‘아주(亞洲)운용반’을 분리시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은 종전대로 운용2팀이 맡고 엔화 호주달러화 같은 아시아 통화는 아주운용반에서 담당케 했다.

이런 조직개편은 달러화에 편중된 외환보유액 구성을 유로화 엔화 및 호주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등 비 달러 통화쪽으로 보다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주택저당증권(MBS) 투자팀(운용3팀)을 만든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이 역시 미국 국채투자와 예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거의 손대지 않았던 MBS 및 기타 장기 투자쪽에도 관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금결제업무를 담당하는 ‘운용지원실’을 신설한 것도 보유액 관리를 선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문을 내는 사람이 돈까지 만지는 것은 투명한 방식이 아니다”며 “국제기구나 세계적 자산운용사를 보면 운용하는 조직과 결제하는 조직은 반드시 분리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조직개편과 함께 인력확충작업에도 착수해 현재 보유액 운용인력에 대한 외부공모절차를 진행중인데, IB나 해외신용평가기관 출신의 전문인력들이 다수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올초까지 60명 수준이던 외화자산 운용인력을 장차 100명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인력·조직의 확대개편은 향후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이 좀 더 공격적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외환위기 재발 억제선인 2,000억 달러를 넘어선 만큼, 보유액 운용에서 IB에게도 뒤지지 않는 많은 이익을 내겠다는 것이 한은의 생각이다.

여기엔 한은 외환보유액에서 갹출된 170억 달러를 ‘종잣돈’삼아 새로 출범한 한국투자공사(KIC)에 비해 월등한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향후 있을지도 모를 정부의 보유액 추가위탁요구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