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클리닉이 아니라 불륜 클리닉?’
‘부부 재발견 및 건강한 가정을 위한 공존의 룰을 제시한다’는 기획 의도와는 딴판으로 자극적 소재로 승부해온 KBS 2TV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4주 연속 기혼 여성들의 다종 다양한 외도 행태를 소개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일 방송된 ‘위기의 주부들’ 편은 남편의 괄시와 자식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황하던 주부 영희가 성인 나이트 클럽에 출입하면서 만난 영환이 남편 친구인지 모르고 동침 직전까지 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유부남과 유부녀들이 성인 나이트 클럽에서 이른바 ‘부킹’을 하며 하룻밤을 즐기는 세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런가 하면 8월 26일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처가’ 편에서는 남편을 속이고 결혼 전 애인과 만나는 주부 경희와 그런 그녀에게 밀회의 장소까지 제공하는, 어처구니없는 처가 식구들의 행태를 소개했다.
‘두 얼굴의 아내’(8월 19일)도 소설가인 남편의 무능한 경제력에 실망하다 급기야 술집에서 우연히 조우한 옛 애인과 동침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방영 회수가 300회를 넘어서며 소재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현실을 그린다는 명분 아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쉬운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소재를 계속 소개하고 있는 것. 공영 방송인 KBS가 이 같은 불륜 일변도의 내용을 계속 방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내용의 수위 조절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시청률 지상주의’ 탓이다.
SBS가 금요 드라마를 신설하면서 같은 시간대 경쟁에 나서게 된 이 프로는 최근 엽기적인 불륜 소재를 연이어 소개하면서 15%를 상회하는 안정적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