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V자’형으로 강하게 반등한 국내 주식시장이 5일 소폭 하락하며 관망 분위기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다양한 대내외 변수가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특히 8일은 선물옵션 만기일인 동시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국내 증시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가 논의되는 등 ‘3대 변수’가 집중돼 있다.
FTSE 지수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립한 FTSE 인터내셔널 그룹에서 발표하는 지수로, 상당수 유럽계 펀드들이 자금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 규모와 경제적 영향도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과 국제유가 향방 등에 영향을 줄 주요변수로 꼽힌다.
우선 금통위는 콜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부동산값 폭등 등 자산가격의 거품을 빼야 한다는 이유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강도 높은 8ㆍ31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8월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전년 대비 1.9% 상승을 기록, 3개월 연속 물가안정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 물가 측면에서도 금리인상을 단행할 시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도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FTSE 그룹이 지수 편입을 1년간 유보하면서 지적했던 제도적 문제가 대부분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만, 선진국지수 편입의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굿모닝신한증권 최창호 연구원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중장기적으로 46억~57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고 한국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펀드 내에서 국내 증시 비중이 선진국 수준이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선진국시장을 중심으로 전세계 증시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에서 국내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인데, 이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바로 아래이며 펀드 내 국가 중 9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 전망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하는 동안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가 이루어져 매도차익거래잔고가 1조원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도보다는 매수가 이루어져 오히려 수급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충격파는 그 강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워낙 피해가 엄청나 미국의 금리인상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국제유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회복기에 있는 미국 경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선 부정적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하향성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9ㆍ11 테러와는 달리 미 경기의 확장기조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최진주 기자 parisoc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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