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강원 철원군이 공동 주최하고 ㈜그래미가 협찬하는 ‘제2회 DMZ(비무장지대)평화마라톤대회’가 4일 오전 철원군 고석정국민관광단지 내 민통선지역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하프코스와 10㎞ 두 종목에 2,518명의 남녀 선수가 참가하는 등 지난해 1회 대회보다 대회 규모가 2배로 커져 국제적 대중 마라톤대회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참가자들은 서늘한 가을 날씨 속에 황금빛 철원평야, 조선시대 임꺽정의 본거지였던 고석정, 신의주행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릴 듯한 월정리역 등 한국 역사의 체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코스를 달리며 통일을 기원했다.
호주와 캐나다 출신의 남녀 영어강사로 구성된 ‘한국외대 영어강사팀’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6명이 참가했다. 1회 대회에 같은 팀에서 연인 관계로 참가했던 보이타시악(30ㆍ호주)씨와 김희정(33ㆍ여)씨는 “7월 9일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우리 관계만큼이나 대회가 더 성숙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양쪽 팔이 없는 김황태(27ㆍ인천 남구 주안동)씨가 하프코스를 완주, 관중은 물론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아낌 없는 박수를 받았다.
2000년 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는 황씨는 “체중이 불어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생활이 됐다”며 “1시간32분으로 내 최고기록을 세워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김주희(24ㆍ미스코리아 진)씨 등 2005미스코리아 4명도 6㎞ 부문에 출전해 철원의 가을 길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았다.
1시간14분으로 하프코스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정평성(37ㆍ경기 의정부시)씨는 “내 최고기록에 3분이 뒤졌다”며 “내년에도 반드시 참가해 기록 갱신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1회 대회 하프코스 우승자였던 김천구(38)씨는 1시간20분으로 2위에 올랐다.
입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트로피, 그리고 대형 텔레비전 등 상품이 수여됐다. 참가자 전원에게 ㈜그래미가 협찬한 15만원 상당의 건강음료와 철원 오대쌀 등이 기념품으로 주어졌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노래자랑, 댄스경연대회가 이어졌고, 추첨 등을 통해 20명의 참가자가 상품으로 자전거를 받기도 했다.
▲ 입상자
(남)=정평성 김천구 김진섭, 하프(여)=조선희 유연자 박문진 ▦10㎞(남)=유진홍 이상용 서형범, 10㎞(여)=조은옥 윤화자 이윤미.
철원=곽영승기자 yskwak@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 행사협찬 남종현 그래미회장
“경제가 어려워 힘들어 하는 국민에게 마라톤 정신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
남종현(62) ㈜그래미 회장은 DMZ평화마라톤 대회를 돕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마라톤의 정신은 끈기, 용기, 인내”라며 “한 달음에 달려갈 수 없고 1㎞, 10㎞, 20㎞, 한 단계씩 밟아가야 한다는 점이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남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마라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강원도 신철원고등학교 역도부를 지원해 역도 국가대표를 배출했고, 서울 오주중학교 여자축구부가 지난해 소년체전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연패 신화를 창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 스포츠 육성에 큰 기여를 하는 그는 “건강은 모든 희망의 출발점”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남 회장은 “2회째를 맞는 DMZ평화마라톤대회가 작년보다 더 성대한 규모로 치러지게 되어 몹시 기쁘다”며 “내년에는 42.195㎞ 전코스를 공인 받아 국제적인 마라톤 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철원군과 한국일보사와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숙취해소용 천연차 ‘여명808’을 개발한 주인공. 제품명은 무려 808번의 실험 끝에 탄생했다는 뜻이라고 하니 그가 끈기와 인내를 강조한 이유를 알 만하다. 이 제품은 국내 특허는 물론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11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국내외 발명전을 석권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다.
남 회장은 2004년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함께 수상했으며, ‘여명808’은 올해 한국일보가 수여하는 ‘100대 우수특허 제품 대상’을 받았다.
철원=문준모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