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진짜 ‘빈털터리’로 전락할까.
2일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서 새롭게 드러난 김씨의 은닉 재산은 1990년 매입한 미국 보스톤 주택(당시 80만달러)과 88년 구입한 프랑스 포도밭 59만여평(290만달러), ㈜대우 홍콩법인의 비자금 400만달러 등이다. 하지만 민ㆍ형사상 이미 확정됐거나 예상되는 김씨의 배상ㆍ추징금은 이보다 훨씬 많아 이 재산들은 모두 환수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은 4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에 연루된 전ㆍ현직 임원들에게 사상 최고액인 23조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특히 ‘김우중에게서 지시를 받았고’ ‘김우중과 공모해’ 등의 표현을 명시해 김씨에게 주요 책임이 있음을 못박았다.
또 그동안 검찰 수사결과를 보기 위해 미뤄져 왔던 20여건, 수천억원대 규모의 민사소송이 조만간 선고되거나 재개될 예정이어서 김씨가 배상해야 할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정헌 부장판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2002년 9월 김씨 등을 상대로 낸 647억원의 대여금 청구소송을 23일 재개하고, 민사합의21부(김재복 부장판사)는 15일 정리금융공사가 낸 1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선고할 예정이다.
문제는 필코리아 인수자금으로 사용된 383억원. 필코리아는 경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경주힐튼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자금 역시 김씨가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해 앞으로 재판에서 횡령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환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 법원은 2월 자산관리공사가 낸 아도니스 골프장 소유권 확인소송에서 “김씨의 위장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었다.
검찰 일각에는 대우의 ‘황제’였던 김씨가 숨겨놓은 재산이 더 있을 것이란 의구심도 남아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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