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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1,141억 횡령/ "무일푼" 주장 거짓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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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1,141억 횡령/ "무일푼" 주장 거짓으로 드러났다

입력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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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이 전 재산을 채권단에게 담보로 제공해 빈털터리로 해외 유랑을 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부인 등 가족 명의 재산도 김씨가 빼돌린 돈으로 형성됐음이 판명됐다.

가족사업 지원 김씨가 회사자금으로 가족들의 사업 지원을 계획한 때는 1982년.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군도에 퍼시픽 인터내셔널이라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설립, 대우그룹의 해외 비밀금융조직인 BFC의 자금을 빼돌렸다. BFC자금을 해외 투자자로 위장한 후 퍼시픽 인터내셔널을 통해 필코리아의 전신인 동우개발에 투자했다.

1983년 4월부터 97년 4월까지 동우개발에 투자한 자금은 주식매입금, 회사관리비 등 총 4,771만 달러. 당시 환율로 383억원에 해당한다. 동우개발은 95년 대우개발로, 2000년 필코리아로 이름을 바꿨으며 포천아도니스 골프장, 경주힐튼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김씨의 부인 정희자씨가 94년부터 2004년까지 대표로 있었으며 현재도 지분 10%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90%의 지분도 김씨의 위장 회사인 퍼시픽 인터내셔널이 소유하고 있다.

김씨는 자신과 친한 태국인을 퍼시픽 인터내셔널의 대표로 내세워 명의를 위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97~99년 필코리아가 퍼시픽 인터내셔널에 배당한 주식배당금 250만 달러를 개인적으로 챙기기도 했다.

해외은닉 재산 김씨의 해외은닉 자산 규모도 드러났다. 90년 미국 보스톤에 가족을 위해 BFC자금 80만 달러로 주택 1채를 사두었으며, 88년에는 BFC자금 290만 달러로 프랑스에 포도밭 59만5,922평을 구입했다. 대우 영국법인이 설립한 메이볼 인베스트먼트 명의를 이용했다.

대우 홍콩법인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의 장부 외 계좌에 채권단에 신고되지 않은 400만 달러의 비자금을 보유 중인 사실도 드러났다.

미술품 구입 등 그림이나 조각품을 구입하고, 해외에 체류하는 경비로 사용한 횡령액도 60억원에 이른다. 횟수도 100여 차례가 넘어 회사 돈을 자신의 돈과 거의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 옛 재벌 총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회사자금으로 구입한 전용비행기를 처분해 163억원을 횡령하고, 대우 전 임원들이 운영하던 대창기업㈜ 비자금 7억1,00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대창기업은 대우가 480억원 상당의 공사를 하도급 준 대가로 김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뇌물’의 성격도 강한 돈이다. 검찰은 그러나 전용기 처분금과 대창기업 비자금의 사용처는 밝히지 못했다.

환수 가능한가 검찰은 김씨의 해외은닉 자산 현황과 횡령 내역을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대우그룹 채권단에게 통보해 환수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필코리아에 투자된 대우자금 383억원에 대한 환수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자금이 건너간 것이 명백한 만큼 자금 환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족이 자진 반납하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통한 강제집행 방식이 동원될 수 있다.

김씨가 회사돈으로 사들인 유명작가의 그림 53점은 현재 선재미술관 등에 보관 중이다. 김씨 가족이 미술품 가격을 책정해 돈으로 반납하지 않으면 자칫 국내 주요 미술관에서 강제로 미술품을 압류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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