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 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어린이를 위해 쓴 동화. 에코의 작품은 방대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유명하지만, 이 책은 전쟁과 평화, 다름에 대한 이해, 지구 환경과 문명 등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초등 3학년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다.
수록작 3편의 내용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고 서로 싫어하고 믿지 않던 미국인, 러시아인, 중국인이 화성인을 만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만들어둔 폭탄을 쓰려는 부자들과 장군 때문에 핵전쟁이 일어날 뻔했던 위기일발 사건(‘폭탄과 장군’), 지구인들이 자랑하는 문명의 이기가 다른 행성에 사는 난쟁이들이 봤더니 문제가 많더라는 비판적 메시지(‘뉴 행성의 난쟁이들’)다.
움베르토 에코 특유의 유쾌한 은유와 풍자가 살아있다. 글도 글이지만, 책에 들어간 이탈리아 화가 에우제니오 카르미의 그림이 무척 고급스럽다.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매우 함축적인 이미지들이 멋진 현대 추상 회화를 보는 듯하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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