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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폭발 현장, 시민정신이 생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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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폭발 현장, 시민정신이 생명 구했다

입력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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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목욕탕 건물 폭발사고 현장에서는 부상자를 돕고 현장 수습에 동참하는 시민정신이 빛을 발했다.

사고 당시 2층 여탕에 있던 서모(32ㆍ수성구 수성동)씨는 "폭발 소리가 들리고 연기가 탕 안에 가득해 탈출방법을 못 찾고 있는데 유리창 밖으로 주민들이 사다리를 대어줘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서씨는 "4살 난 딸아이를 구해달라고 소리를 치니 한 시민은 직접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왔고 다른 네 사람이 밑에서 이불로 쿠션을 만들어 구조했다"고 말했다.

사고 건물에서 100여㎙ 떨어진 곳에서 에어컨판매점을 운영하는 이만영(50)씨는 폭발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현장에 달려갔다. 그는 건물 2, 3층에서 남녀 목욕객 20여명이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사다리를 타는 것을 보고 매트리스를 가져와 펼쳐놓고 이들의 탈출을 도왔다.

목욕객 김모(46ㆍ여)씨는 "황망한 중에 벌거벗은 채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는데 이웃들이 야외용 돗자리를 갖고 와 알몸을 가려줬다"고 말했다.

양용식(58ㆍ수성구 범어동)씨는 건물 1층 이발소에서 염색을 하다 '꽈광' 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이 무너지자 밖으로 탈출, 자신의 부상에는 아랑곳않고 1시간여 동안 시민들과 함께 부상자 이송을 도우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주민들은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장의 소방관과 경찰은 "주민들이 너나없이 구조도구를 가져오는 등 자신의 일처럼 나섰다"며 "시민정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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