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부동산 종합대책의 ‘히든카드’로 나온 송파 신도시 건설 계획이 판교발 부동산 열풍 못지 않게 주택 시장에 또 한차례 풍파를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내년 분양 예정인 판교 신도시와 입지 및 분양 시기가 비슷해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청약 대기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근거지로 생활하는 직장인들은 송파 신도시를, 전원 생활을 원할 경우에는 판교 신도시 청약을 노리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판교 ‘전원형’, 송파 ‘도심형’
판교 신도시와 송파 신도시는 입지와 개발 형태에서 차이가 난다. 성남시 판교동에 들어서는 판교 신도시는 8ㆍ31대책으로 공급 가구 수가 10% 정도 늘었지만 인구밀도가 ㏊당 94.6명으로 친환경적 신도시로 꾸며진다. 이에 비해 송파 신도시는 총 면적은 200만평으로 판교(282만평) 보다 적지만, 공급되는 가구 수는 오히려 판교(2만9,404가구)보다 2만 가구나 많은 5만 가구에 달해 주거 쾌적성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강남의 새로운 노른자위 땅으로 급부상하는 송파구에 자리잡고 있어 입지면에서는 분당권인 판교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더구나 송파 신도시 주변에는 거여ㆍ마천 뉴타운(27만4,000평) 등 개발 호재가 많아 향후 집값이 상승할 여지도 높다. 송파 신도시의 중ㆍ대형 평형이 2만가구로 판교(9,711가구) 보다 많아 입주자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 형태가 장기적으로는 도심 밀집형보다 전원형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에서 10년 뒤에는 녹지공간이 우세한 판교쪽의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송파 신도시는 주변에 교육, 문화 등 인프라가 잘 돼 있는 만큼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40~50대 가정이 입주하는 게 유리하고, 판교 신도시는 웰빙 생활을 원하는 장년층에게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서로 다른 개발 방식과 토지 소유 형태도 분양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반드시 비교해 봐야 할 부분이다.
판교 신도시는 자연녹지와 보전녹지로 돼 있던 사유지와 일부 국ㆍ공유지를 토지공사가 강제 수용해 택지로 조성한 뒤 민간에 분양했다. 당초에는 모든 택지를 민간에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인근 집값이 폭등하면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ㆍ소형 주택용 택지까지만 민간에 분양하고, 25.7평 초과 주택용 택지는 공영개발을 통해 공급키로 했다.
이에 반해 송파 신도시는 육국종합행정학교, 남성대 군골프장, 특전사, 국군체육부대 등 개발될 땅 전체가 국ㆍ공유지다. 판교 신도시처럼 토지 수용에 따른 보상을 해 줄 필요가 없어 토지 보상에 따라 주변 땅값이 뛰는 풍선 효과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단, 국방부와의 협의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가 분양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방식도 신도시 전체가 토공, 주공 등 공공이 주도하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분양가는 사유지를 수용해 분양한 판교 신도시가 높을 전망이다. 양쪽 모두 원가연동제(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분양 원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판교가 높기 때문에 자연히 분양가도 높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판교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형 이하 소형 평형은 이미 민간사업자에게 택지를 분양한 상태여서 송파 신도시의 같은 평형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더욱 높을 것이 확실시 된다. 반면 판교 신도시 중소형 평형은 민간이 분양하는 만큼 마감재 등 주택의 품질이 송파 신도시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된다. .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판교신도시와 송파 신도시는 모두 나름대로 뛰어난 입지 여건을 갖춘 데다 공영개발로 분양가도 민간분양보다 낮을 것이 확실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청약 대기자들은 먼저 판교에 청약한 뒤 2년 후 송파 신도시까지 노리는 중장기 전략을 짜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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