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1일 ‘방재의 날’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1923년의 간토(關東)대지진과 같은 수도 직하지진을 가상한 훈련이었다. 직하지진이란 해양 플레이트와 육지 플레이트가 부딪혀 발생하는 해구형 지진과는 달리 일본 열도의 뒤틀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지진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이 같은 대재난에 대한 우려가 한껏 높아진 상태다.
훈련은 이날 오전 7시 10분 도쿄(東京)만 북부를 진원으로 하는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 도쿄도와 가나가와(神奈川)현 등의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을 상정하며 펼쳐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곧바로 긴급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복구와 이재민에 대한 보급선 확보를 지시했다. 탈선한 열차와 고립된 마을에서 승객과 주민을 구조하는 입체적 작전도 벌어졌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지난해 발족한 후생노동성의 재해파견의료팀(DMAT)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간토대지진 발생 82주년을 맞는 이날 일본에서는 도쿄도 등 35개 자치단체 시민 약 107만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지난해 10월 니가타(新潟)지진 이후 최근까지 진도 5이상의 강진이 각지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해 일본 국민은 대지진의 도래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진에 대한 걱정은 사회불안을 가져올 지경이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6.0의 지바(千葉) 지진 당시에는 교통마비 등으로 커다란 혼란이 빚어져 불안감이 더 증폭됐다.
일본 정부도 앞으로 10년 내 리히터 7 급의 수도직하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30%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만2,000명, 경제적 손실이 112조엔에 이룰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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