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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LPGA의 태극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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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LPGA의 태극낭자들

입력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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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태극낭자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하는 일이 잦다. 지난달21일 끝난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강수연(29)이 우승한 것을 비롯, 5위까지 한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었지만 미국이 아닌 국가의 선수가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한 것은 처음이다.

28일 끝난 웬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은 못했지만 한국선수 3명이 톱10에 들었다.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 등 4승을 거둔 이후 LPGA 투어 챔피언에 오른 한국선수도 15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5명이 생애 첫 LPGA 우승을 일궈냈다.

■ 태극낭자들이 LPGA를 접수했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투어에 참가하는 120여명의 선수 중 한국선수가 26명으로 21,7%나 되고 내년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한국 선수들끼리의 우승경쟁이 치열해져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무더기 상위입상은 더 잦을 것이다.

이와 때를 맞춰 LPGA 인기가 떨어지고 후원기업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은 듣기가 거북하다. 몇몇 선수들이 미국과 유럽 선수들 틈에 끼어 우승할 땐 LPGA에 활력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상위권을 휩쓸면서부터는 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다.

■ LPGA가 PGA처럼 번성하려면 출중한 선수의 등장과 함께 미국 선수의 선전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LPGA에서 미국 선수는 맥을 못 추고 스웨덴과 한국의 선수들이 판을 치니 미국 골프 팬들이 흥미를 못 느끼는 것도 납득이 간다.

자국 선수가 리더보드에 올라 있지 않는데 비싼 입장료 내고 경기장을 찾을 기분이 안 날 것이고 후원기업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정국가의 선수가 대회를 휩쓴다고 규제하진 않겠지만 LPGA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만은 사실이니 안타깝다.

■ 한국 선수들로 인해 LPGA 인기가 떨어지고 흥행이 안 된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한국 선수들이 LPGA를 살리는 방도를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미 진출한 선수는 물론 수많은 꿈나무 골퍼들을 위해서라도 LPGA는 살아나야 한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선수 각자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시종 심각한 얼굴, 건조한 제스처, 짧은 영어는 상품성과 거리가 멀다. 상금 챙기는 일 못지않게 LPGA의 부활을 신경 써야 할만큼 한국 선수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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