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최근 사임한 요하네스 본프레레의 뒤를 이을 사령탑 선임을 논의한다.
협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회의를 갖고 감독 인선기준을 확정하는 한편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후보 대상자를 선별해 4명 안팎으로 압축한 뒤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임 감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더라도 한국행 의사 확인과 연봉 협상이 남아있는 만큼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독이 든 성배’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자천타천으로 오르고 있는 국내ㆍ외 명장만 9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데다 잠재력도 갖추고 있어 이들에게는 자신의 이름값을 드높일 호기로 인식되고 있는 것.
일단 차기 감독은 이번에도 해외파에게 돌아갈 것이 확실시된다. 협회 기술위원 대다수가 국내 여건상 내년 독일월드컵 때까지는 외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도했던 보비 롭슨(72) 감독을 비롯해 독일 대표팀 감독을 지낸 베르티 포크츠(57), 아르헨티나 감독이었던 마르셀로 비엘사(50),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필립 트루시에(50)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던 롭슨 감독은 명성과 경력 면에서 여타 후보를 압도한다. 빠른 패스와 공격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롭슨 감독은 한국행 가능성에 대해 “대한 축구협회(KFA)에 달린 문제”라고 밝혀 의욕을 보이고 있다.
내년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 출신으로 96년 독일의 유럽선수권 우승을 견인한 포크츠 감독도 “한국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았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비엘사 아르헨티나 전 감독도 “KFA가 공식 제안해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이다. 98년부터 4년간 일본 대표팀 감독을 지내 한국도 잘 알고 있는 트루시에 감독은 “차기 감독 후보가 된다면 영광”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2일 기술위가 끝난 뒤에도 최종 협상이 마무리될 때가지 후보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다음달 12일 이란과의 평가전 일정을 감안, 늦어도 추석연휴인 17일께 새 감독 선임절차에 들어가 9월 말까지 새 대표팀 체제를 꾸리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회가 이미 새 감독 후보와 물밑 협상을 끝내놓고 발표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어 조만간 후보가 전격 발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