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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 가보셨나요/ 문화벨트 떠오르는 용인 기흥읍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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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 가보셨나요/ 문화벨트 떠오르는 용인 기흥읍 일대

입력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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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연 보러 서울로 안 나가도 되요.”

경기 용인시 기흥읍 일대가 문화 벨트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기흥읍 일대는 1990년대 이후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됐지만 한국민속촌, 이영미술관을 빼면 이렇다 할 문화시설이 없어 문화 불모지로 불리던 곳. 이곳에 경기도박물관과 최근 경기도국악당이 들어선데 이어 백남준미술관이 현재 공사 중이고 용인시 야외음악당도 건립될 예정이다.

기흥읍은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신갈IC와 수원톨게이트가 있고 수원∼용인 42번 국도, 성남∼화성 23번 국지도가 통과하는 교통 요충지다. 이처럼 편리한 교통망으로 인해 9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택지 개발이 잇따르면서 1만여명에 불과하던 이 일대 인구는 현재 12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숲에 문화시설이라고는 민속촌이 유일하다시피 하니 이곳 주민들로부터 문화적 욕구 불만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2000년대 들면서 문화시설이 하나, 둘씩 이곳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기흥읍 상갈리에 96년 개관한 경기도박물관은 전시 및 교육, 문화행사를 병행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 종합박물관이다. 지하1층 지상3층(연면적 3,071평)으로 자연사실, 고고미술실, 문헌자료실, 전시실, 화상정보검색실 등을 갖추고 있다. 보물 3점, 유형문화재 5점을 포함해 1,1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영화도 상영한다. 바로 뒤편에 어린이박물관이 곧 착공해 내년 중 개관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2㎞ 떨어진 보라리에 2004년 문을 연 경기도립국악당 역시 복합예술공간으로 도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만여평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연면적 1,600여평) 규모로 600석의 공연장과 전시실, 연습실 등을 갖췄다. 국악뿐만 아니라 연극, 무용, 음악회, 세미나 등을 두루 소화하며 토요상설공연, 국악교실 등을 통해 활발한 우리 문화 보급에 나서고 있다.

기흥읍 영덕리에 2001년 문을 연 이영미술관도 돈사를 개조한 연건평 8,000평의 전시실에 박생광 전혁림 정상화 등 대가들의 작품 2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조각공원과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79년 보라리 태평양기술연구소 내 개관한 태평양박물관도 화장품과 차(茶) 관련 전문박물관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용인시 상갈리에 사는 이연숙(38)씨는 “경기도박물관과 국악당이 들어선 뒤 교육프로그램이나 영화상영, 전시회 등을 자주 찾고 있다”면서 “의외로 둘러볼 곳이 많아 굳이 서울이나 분당으로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경기도박물관 옆 1만평의 부지에 2007년 상반기까지 백남준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 미술관에는 백남준씨의 혼이 담긴 67점의 작품과 그동안 제작한 2,700여점의 비디오 등이 전실될 예정이다. 용인시는 또 상갈리에 야외음악당을 건립키로 하고 현재 부지 매입 중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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