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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인기 직종 공무원, 두 석사출신의 시험준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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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인기 직종 공무원, 두 석사출신의 시험준비기

입력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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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공무원 인기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시(공무원 시험)족’이나 ‘공시 폐인’, ‘공시 낭인’ 등의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는 2,125명 선발에 17만8,802명이 지원해 사상 최고인 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7급 시험은 660명 모집에 7만8,41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18.3대1을 기록,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결혼 정보업체 ㈜듀오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신랑감으로 공무원, 신부감으로는 교사가 1위를 차지했고 취업포탈 ‘스카우트’가 직장인 1,4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직을 할 경우 선호하는 직업’에 대한 조사에서도 교사가 23.4%, 공무원이 23.1%로 나타났다.

자기 계발 가능성 등의 이유로 공시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인식되는 임용 고사와 7급 공무원 시험. 바로 그 시험을 준비중인 김세동(29ㆍ홍익대 국어교육과 대학원 졸업)씨와 이종은(28ㆍ숙명여대 경영학과 대학원 졸업)씨를 만났다.

“하루에도 수 십번씩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들죠. 힘들고 지치니까.” 김세동 씨의 말이다. 1달간 교생 실습을 하면서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한 그는 본격 시험 준비에 뛰어든 지 8개월째다. 매일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공시족 생활이 힘들 때면 ‘일반 기업에 취직해 버릴까’란 생각이 아직도 불쑥 고개를 내민다. 그러나 매번 ‘교사가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중소 기업에서 2년간 근무하다 그만 두고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이종은씨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부 시작한 지 2개월 된 3월에 갑작스럽게 임신하는 바람에 5개월째 공부량을 절반으로 줄인 상태다. 내친김에 1년쯤 더 할 결심을 세운 터라 마음의 부담은 줄었다.

“정년이 보장되고 여성들의 업무 환경이 낫다는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결심했어요. 일반 기업의 업무 스타일은 특히 기혼 여성에게 너무 버겁기만 하거든요.” 공무원으로 있는 친구들의 경험담은 이씨가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험이 언제냐’는 주위의 질문은 은근히 스트레스다.

“주변에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말 엄청 많아요. 도서관에서 저랑 같은 교재를 보고 있는 공시족들 보면 저도 모르게 힐끔 페이지수를 보게 되죠. 저 친구는 얼만큼이나 했을까, 궁금하고 신경이 쓰이던데요? 어쨌든 경쟁자니까요.”

공부량은 많다. 몸은 힘들다. 게다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마저 강박 관념처럼 압박한다. “맞아요. 전에 학원 다닐 때, 노트 필기 한 것은 절대 안 빌려주고 심한 경우에는 훔쳐가기까지 하는 시험 준비생들을 종종 봤어요. 그런 모습보면서 참 ‘외로운 공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의 공시 준비는 장기전이라는 결론이 그래서 나온다.

김세동씨 역시 외롭지만 동지가 있다. 그나마 같은 뜻을 품고 공부하는 여자 친구가 있어 적잖은 위로가 된다고. 오전 8시에 일어나 한 시간씩 운동을 한 후 독서실로 향하는 그는 오후 11시까지 최대한 집중해서 공부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자 친구와 대화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상이다.

“글쎄요, 안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면 회사를 그만두지 못했겠지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그저 출산 후 공부에 매진해 최대한 빨리 합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씨도 만만치 않다. “안 된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이번에 열심히 한 만큼 꼭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요.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긴 힘들지만 그들은 자신의 꿈에 책임을 지고 있었다.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쉴새 없이 공부하는 이들. 발걸음을 재촉하며 다시 독서실로 오르는 그들의 뒷모습에 빈틈은 없었다.

참고로, 지난해 서울 중등 교사 임용 시험의 경우, 특수ㆍ보건 분야를 포함해 413명 선발에 8,663명이 지원해 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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